로이터 "중국 국영석유업체, 4월에 제트연료 1만3천300t 미얀마 판매"
카친 반군은 중국발 '항공유 유조차' 7대 공격…인권단체 "중국, 전범과 거래 끔직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중국 국영 석유업체가 지난달 미얀마로 상당한 양의 항공유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트 연료는 민간용은 물론 군용으로도 쓰이는 만큼, 군사 정부에 반대하는 소수민족 무장세력을 상대로 최근 잇따르고 있는 미얀마군의 공습을 중국이 간접 지원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20일 입수한 서류를 근거로 중국 국영 석유업체인 페트로차이나측이 제트 연료 1만3천300t과 휘발유 4천t을 유조선에 싣고 가 지난달 15일 미얀마의 틸라와항에 하역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의 교역 담당 정부 기구인 '엔터프라이즈 싱가포르' 자료에서도 4월 중순 항공기 터빈유가 미얀마로 들어간 것이 확인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만 통신은 이 제트 연료가 군용 제트기에 사용된다는 증거는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얀마 정부 자료에 따르면 미얀마는 지난 2월 제트 연료 1만3천800t을 수입한 것으로 나와 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월평균 제트 연료 수입량은 1만4천500t이었다.
인권단체인 '저스티스포미얀마'는 중국을 비난했다.
단체 대변인인 야다나 마웅은 "페트로차이나가 미얀마에 제트 연료유를 수출하면서 소수민족 무장조직에 대한 무차별 공습을 자행하는 전범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는 점에 소름이 끼친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미얀마 쿠데타 사태와 관련해 "내정"이라는 입장을 취하면서 러시아와 함께 군부에 대한 유엔안보리 차원의 제재를 막고 있다.
이 때문에 미얀마 현지에서는 중국이 군부를 지원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면서 반중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앞서 북부 카친족 소수민족 무장조직인 카친독립군(KIA)은 중국에서 들여오는 항공유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유조차량 7대를 17~18일 이틀에 걸쳐 공격했다.
유조차들은 중국에서 국경 지역인 무세를 통과해 고속도로나 도로를 지나다 카친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
KIA 공보장교인 노 부 대령은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해당 유조차들이 카친주 모마욱 지역 공습에 사용될 항공유를 싣고 있다고 믿을 이유가 있다며 공격이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애초 미얀마군이 이용하는 항공유는 미얀마 국영 석유 기업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에너지 업체 퓨마 에너지간 합작법인이 수입을 맡아왔다.
그러나 쿠데타 이후로 퓨마 에너지가 사업 일시 중단을 선언하면서 수입이 차질을 빚었다.
이 때문에 군부는 중국으로부터 항공유를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카친주에서는 KIA가 모마욱 지역 내 중국 국경과 인접한 고지의 알로붐 기지를 지난 3월25일 점령한 뒤 이를 재탈환하려는 미얀마군의 공습이 이어지는 등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KIA는 이달 초에는 모마욱에서 공습에 나선 미얀마군 헬리콥터를 격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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