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새가 중국 온라인서 수백만원에 불법 거래"

입력 2021-05-21 11:40  

"멸종위기 새가 중국 온라인서 수백만원에 불법 거래"
"모든 종류 새 다 있다" 광고
야생에서 불법으로 잡아 판매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온라인을 통해 멸종위기종 조류를 애완용으로 불법 거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타오바오(淘寶) 등 전자상거래 사이트나 틱톡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의 암시장을 통해 멸종위기종 새들이 많게는 수백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무슨 동물이 들어있는지 모르는 '랜덤 박스' 배송 방식을 통해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팔려던 이들이 적발돼 논란이 된 데 이어, 멸종위기종 조류 불법거래까지 불거지며 중국 내에서 또다시 동물거래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상거래 사이트 내 다수의 상점에서 마코앵무새나 구관조 등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상 보호종 새를 판매 중이었다고 전했다.
한 상점은 15~1천700 위안(약 2천600~29만 원)에 "모든 종류의 새를 판다"고 광고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상의 직접 주문을 막아놓고 고객들에게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별도로 연락을 취했고, 광고한 것과 다른 종을 소개하며 몇십 배 가격을 부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점은 생후 1개월 된 베트남 구관조 70마리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고객에게 영상을 통해 박스나 우리에 갇힌 구관조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거래 후 판매지인 쓰촨성에서 구매처인 베이징(北京)까지 버스로 운송하는 데 사흘이 걸리며, 구매자는 배송된 후에도 새가 살아있는지 박스 개봉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판매자에게 보내는 방식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판매자는 틱톡에서 자신을 '조류 애호가'로 소개하며 새 영상을 올려 팔로워를 끌어모았고, 영상에 판매 정보 등을 상세히 알렸다.
그가 판매하는 조류 가운데는 2만6천800 위안(약 469만원)에 이르는 청마코앵무새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형법에 따르면 희귀종이나 멸종위기종 야생동물을 불법으로 유통, 매매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실형 등에 처할 수 있다.
다만 신고 당사자가 당국에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판매자가 판매 위치 등 상세정보를 노출하지 않는 만큼 제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한 조류보호 활동가는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공안기관의 단속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대한 단속 및 플랫폼에 대한 관리책임 부과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판매자들이 새를 야생에서 불법으로 수렵해 파는 경우가 많아 비용은 적지만 이익은 크다면서, 불법에 대한 비용을 늘려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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