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전사 미군·카투사 4만3천명 이름 새겨지는 '추모의 벽'

입력 2021-05-22 09:55   수정 2021-05-22 14:33

한국전 전사 미군·카투사 4만3천명 이름 새겨지는 '추모의 벽'
워싱턴DC 한국전참전공원 화강암 벽에 이름 넣어 희생 기려
2016년 美의회 법통과 후 마침내 착공 결실…내년 5월 완공예정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착공식에 참석한 '미(美)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은 6·25전쟁에서 숨진 미국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는 조형물이다.
이날 착공식을 거쳐 내년 5월 완공이 목표로, 6·25전쟁 참전용사들에 감사를 표하고 굳건한 한미 동맹을 확인하는 상징물이 될 전망이다.
추모의 벽은 워싱턴DC 중심부의 내셔널몰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 추모의 연못 주변에 건립된다.
'기억의 못'이라는 추모 연못을 중심으로 둘레 50m, 높이 1m로 화강암 소재의 경사가 있는 벽을 설치하는 형태다.
벽면에는 전사한 미군 3만6천595명과 배속돼 함께 싸우다 숨진 한국 카투사 7천174명 등 전사자 4만3천769명의 이름과 유엔 참전국 수 및 부상자 수를 새겨 넣는다.


이번 착공은 2016년 10월 7일 '추모의 벽 건립법'이 미 상원을 통과한 후 한미 양국의 노력과 각계의 지원으로 결실을 보게 됐다.
추모의 벽 건립 프로젝트는 미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의 추진과 교민들의 노력으로 시작됐다.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참전비 등에는 전사자 명단이 있지만, 한국전 기념비에는 이들을 기리는 이름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2016년 10월 미 의회가 건립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한국 국회에서도 그해 11월 건립지원 촉구 결의안이 통과됐고, 추모재단 모금과 한국 정부 예산 지원 등이 이뤄졌다.
건립 예산은 미화 2천420만 달러(한화 274억원)로, 우리 정부는 97%가 넘는 2천360만 달러(266억원)를 부담하며 전폭 지원했고 나머지는 성금으로 충당됐다. 재향군인회는 모금 운동으로 마련한 성금 6억 3천만원을 2019년 기부했다.
추모의 벽 건립과 관련, 존 틸럴리 KWVMF 이사장은 "외국 군인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는 미국 최초"라고 밝혔다.
추모의 벽이 들어서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은 미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미국 내 대표적인 한국전 참전 기념시설이다. 미 정부와 참전용사, 한국 기업이 뜻을 모아 조성했으며 연간 400만명 이상이 찾는 곳이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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