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유화 손짓하되 '관여 본격화에 시간 걸릴 것' 인식반영 해석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특별대표로 발표된 한국계 성 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일단 현직인 인도네시아 대사를 겸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김 대행이 대북특별대표를 맡는다고 깜짝 발표했다.
'한반도통'인 김 대행은 인도네시아 대사로 재직하던 중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맡았다가 이번에 대북특별대표 낙점을 받았다.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후 북한 인권문제를 꾸준히 거론해온 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공석이던 국무부 대북인권특사를 먼저 임명하고 대북특별대표는 뒤로 밀릴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이런 예상을 깨고 한미정상회담과 맞물려 대북특별대표 인선을 먼저 발표한 것은 북미,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한국 정부를 배려하는 동시에 북한을 향해 외교와 대화를 희망한다는 유화적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다만 대북특별대표와 인도네시아 대사를 겸직하는 것은 미국이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조급해하며 북한에 끌려다니진 않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적대정책 철회와 '선대선, 강대강 원칙'을 내세우며 미국의 대화 제의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북미 협상 틀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됐다고도 볼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하고 이를 전달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의 호응은 받아내지 못한 상태라는 외신 보도도 있다.
다만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주변 환경이 급박해지거나 비핵화 협상의 시계가 본격적으로 돌아갈 경우 김 대행이 대북특별대표 직만 전담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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