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라트비아 외교관 전원 맞추방…'여객기 강제착륙' 여파

입력 2021-05-25 02:29   수정 2021-05-25 10:52

벨라루스-라트비아 외교관 전원 맞추방…'여객기 강제착륙' 여파
라트비아 리가 호텔서 벨라루스 국기 교체되면서 외교전 촉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국가 벨라루스의 아일랜드 여객기 강제착륙 사건이 국제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발틱국가 라트비아와 벨라루스 간 전체 외교관 상호추방 사건으로 번졌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외무부는 24일(현지시간) 이웃 발틱국가인 라트비아 대사와 대사관 직원 모두에 벨라루스를 떠나라고 지시했다.

블라디미르 마케이 벨라루스 외무장관은 이날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벨라루스 국기가 모욕당한 사건과 관련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마케이 장관은 "라트비아 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해 항의 노트(외교문서)를 전달했다"면서 "대사는 24시간 이내에, 대사관의 다른 외교관과 행정기술요원들은 48시간 이내에 벨라루스를 떠나고, 건물 관리를 위한 1명의 행정기술요원만 남길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장관은 또 "라트비아 정부가 (벨라루스 국기 모욕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사과한 뒤 원래 자리로 벨라루스 국기를 되돌려 놓을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라트비아도 자국 주재 벨라루스 대사와 대사관 직원들에 추방 명령을 내렸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에 앞서 라트비아 리가의 '래디슨 블루 라트비아' 호텔 앞 국기 게양대에 걸려 있던 벨라루스 국기가 내려지고, 대신 벨라루스 야권의 저항운동을 상징하는 '백-적-백' 깃발이 내걸리는 사건이 있었다.
리가에서 열리는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대회에 참가하는 각국 선수들이 묵고 있는 호텔 국기 게양대에는 벨라루스를 포함한 모든 참가국의 국기가 걸려 있었다.
하지만 라트비아 외교부와 리가 시의회의 결정으로 벨라루스 국기가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 민스크 주재 라트비아 대사는 벨라루스 국기 교체가 전날 발생한 벨라루스 당국의 아일랜드 여객기 강제착륙 조치와 벨라루스 야권 인사 체포 사건과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리가 시장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권위주의 정권으로부터 탄압받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지지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5월 21~6월 6일 개최되는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대회는 당초 벨라루스 민스크와 라트비아 리가 두 도시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벨라루스의 대선 부정 논란과 정국 혼란으로 민스크는 개최권을 박탈당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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