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피부과·치과 등 고가 시술로 돈 벌고 수입 누락
(세종=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국세청의 검증대에 오른 코로나19 호황 업종 탈세 혐의자 중에는 안과, 피부과, 치과 등이 여럿 포함됐다.
'다초점' 백내장 수술이나 미용시술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 시술로 호황을 누리면서도 수입금액을 축소하고 편법 증여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A안과는 전문 코디네이터를 고용해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등을 상대로 양쪽 눈에 1천만원 안팎인 다초점 백내장 수술을 권유해 큰 수입을 올렸다. 현금으로 결제한 진료비를 축소 신고하거나 배우자 명의의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거짓 세금계산서를 받아 세금을 회피한 혐의를 받는다. 허위 인건비로 병원과 특수관계법인의 비용도 부풀리기도 했다. 병원장은 누락한 소득을 외국 국적 자녀에게 계속해서 송금했지만 증여세를 내지 않아 편법증여 혐의도 받는다.
B치과 역시 비급여 교정치료로 지난해 호황을 누렸다. 국세청의 자료 분석에서 현금 매출은 신고하지 않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거짓 세금계산서를 받아 경비를 뻥튀기하는 단골 수법도 나타났다.
B치과 원장은 빼돌린 수익을 은닉하기 위해 수십억원을 가상자산에 투자했다. 그 가운데 일부는 해외에 체류하는 자녀에게 증여했다. 자녀는 B치과원장으로부터 증여받은 가상자산을 현금화해 유학자금으로 썼다.
국세청은 허위 경비와 누락한 수입금액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가상자산 편법 증여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한편 가상자산 투자 소득은 내년 귀속분부터 과세되지만 증여세는 현재도 과세 대상이다. 다만 관련 상속·증여세법령이 내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과세당국도 납세자의 신고 내용을 대체로 수용하는 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재는 일종의 과세 기준 공백기"라며 "기획재정부와 가상자산 증여세 과세 가이드라인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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