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추정…긁힌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 "기적과도 같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지난 23일(현지시간) 발생한 이탈리아 케이블카 추락 참사에서 탑승객 15명 가운데 14명이 숨진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사고 발생 사흘이 경과한 25일 현재 유일한 생존자는 5세 어린이다.
아이는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 머리와 가슴, 복부를 다쳤고 다리에는 다발성 골절상을 입었다.
담당 의료진은 5시간에 걸친 뼈 접합 수술을 무사히 마쳐 최대 고비를 넘기긴 했으나 하루 정도 더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예후가 좋아 시간이 가면서 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ANSA 통신은 25일 "아이의 상태가 안정적"이라는 병원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이스라엘인인 이 아이는 이번 사고로 갓 두 돌이 지난 남동생과 아빠(30)·엄마(27)를 한꺼번에 잃었다. 현재는 비보를 듣고 이스라엘에서 급히 날아온 고모·삼촌 등 친척의 보호 아래 있다고 한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케이블카가 종잇장처럼 구겨질 정도로 처참한 사고 상황에서 이 아이가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는지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25일 자 보도를 통해 케이블카가 20여m 아래로 추락한 뒤 산 비탈면을 구르는 상황에서도 아빠가 아이를 품에 안고 마지막까지 보호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신문은 "무엇이 이 아이를 구했는지 얘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다"면서도 "아마도 숨진 아빠가 할 수 있는 한 힘껏 아이를 껴안아 충격을 완화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긁힌 상처 하나 없는 아이의 깨끗한 얼굴을 들어 "이런 류의 사고에서는 하나의 기적과도 같다"고 했다. MRI(자기공명영상) 정밀 검사 결과 뇌 손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고에 충격을 받은 이탈리아 국민은 사고 희생자의 안타까운 죽음에 깊이 애도하면서 아울러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 아이의 쾌유를 성원하는 분위기다. 아이가 입원한 병원에는 인형과 응원 편지 등 온정도 답지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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