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멕시코 장벽 건설 비용으로 모금한 돈을 착복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옛 책사'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사면 조치 덕분에 한숨을 돌렸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아날리사 토레스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판사는 배넌에 대한 사기 사건을 공소 기각했다.
토레스 판사는 7장짜리 판결문을 통해 배넌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결정이 "유효하다"며 "공소 기각이 적절한 방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배넌은 공범들과 함께 2018년 12월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우리는 장벽을 세운다'(We Build The Wall)라는 페이지를 개설해 총 2천500만달러를 모금하고 이 중 100만달러 이상을 빼돌린 혐의로 뉴욕 남부연방지검에 의해 기소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퇴임 직전 배넌을 사면했다.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검찰은 배넌에 대한 기소를 행정적으로만 종료할 것을 요청했으나, 배넌 측은 이런 조치가 검찰의 향후 조치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이유로 완전한 공소 기각을 주장해왔다.
토레스 판사는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받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과거 사례들을 근거로 배넌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그는 판결문에서 "사면은 유죄임을 시사한다. 죄가 없다면 용서할 이유가 없다"라고 언급했다.
배넌의 변호인인 로버트 코스텔로 변호사는 기각 결정에 관한 성명을 내고 "판사가 올바른 결론에 도달한 것"이라면서 "무조건적인 사면은 공소 기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항소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받지 못한 배넌의 공범들에 대한 재판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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