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틸파라벤 체내 농도 높을수록 소양증·아토피피부염 악화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화장품이나 음식물 등의 방부제로 쓰이는 메틸파라벤에 과하게 노출되면 피부 가려움증(소양증)이나 아토피 습진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수영 순천향대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피부과와 함께 미국의 국가건강영양조사(2005∼2006년)에 참여한 2천202명을 대상으로 페놀 및 파라벤과 피부 질환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분석한 화학물질은 치약이나 손 세정제에 사용하는 트리클로산, 일회용 용기나 플라스틱 용기의 내면 코팅제로 사용하는 비스페놀A, 자외선 차단제의 활성 성분인 벤조페논-3 등 세 가지 페놀계 화학물질과 방부제로 쓰이는 메틸파라벤과 프로필파라벤 등 총 다섯 가지다. 연구는 대상자의 소변에서 검출되는 화학물질의 농도에 따라 각각 네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다.
그 결과 메틸파라벤의 체내 농도가 높을수록 피부 소양증 및 아토피 습진의 발생률이 증가했다.
인종과 민족으로 세분화해 분석한 결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경우 체내 메틸파라벤 농도가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피부 소양증 및 아토피 습진이 발생할 위험이 최대 12배 높았다.
선크림의 성분인 벤조페논-3의 체내 농도는 피부 소양증 및 아토피 습진의 발생률과 관련이 없었다.
치약이나 손 세정제에 쓰이는 트리클로산은 체내 농도가 높을수록 피부 소양증과 아토피 습진 발생률이 낮았다. 이는 이를 닦고 손을 깨끗이 씻는 행위가 피부를 보호하는 장벽이 무너져 있는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세균 감염을 막는 데 기여했기 때문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화장품, 헤어제품, 개인 생활용품에 포함된 방부제 성분에 과다하게 노출될 경우 피부 가려움증이나 아토피 습진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방부제에 과도한 노출에 대해 주의가 필요한 것을 확인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북미알레르기피부염학회의 공식 학술지(Dermatitis)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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