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탄소중립 기간 길게 잡고 원전을 달성 수단으로 이용"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우리나라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원자력 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주요국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 등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 기간이 짧아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자력 발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27일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은 한국과 달리 온실가스 감축을 장기간에 걸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과 프랑스는 1990년부터 2050년까지 60년간, 독일은 1990년부터 2045년까지 55년간 탄소중립 달성을 도모 중이다.
미국과 일본도 각각 43년(2007~2050년), 37년(2013~2050년)을 탄소 중립 소요 기간으로 정했다.
반면 한국은 2018년부터 2050년까지 32년간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라 기간이 선진국보다 짧았다.
한국은 2030년까지의 중기 감축목표(2017년 대비 24.4% 감축)를 UN 기후변화사무국에 제출했지만 미흡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올해 내 목표가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결국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경련은 꼬집었다.
석유화학, 정유 등 에너지 집약형 고탄소배출 제조업이 한국 산업을 주도하는 것도 탄소중립 달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기준 한국이 26.6%로, 영국(8.8%)과 프랑스(9.9%), 미국(11.3%)보다 크게 높았다.
GDP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뜻하는 탄소집약도도 0.33kg/달러로, 프랑스(0.11)와 영국(0.12), 독일(0.17) 등을 상회했다.
특히 한국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작년 기준 7.2%로, 독일(46.7%), 영국(44.9%)보다 낮았다. 한국이 석탄발전을 신재생발전으로 대체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경련은 탄소중립을 선언한 국가들도 원자력 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공약을 통해 원전을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고, SMR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또 운영 중인 원전의 수명도 연장하고 있다.
중국은 제14차 5개년 계획에서 2025년까지 원자로 20기를 신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프랑스도 원자력 발전을 미래 국가 전력공급의 핵심으로 인정하고 관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일본도 안정성이 확인된 원자력발전을 탄소중립 정책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선진국들은 원자력 발전을 활용하지 않을 경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전경련은 해석했다.
전경련 유환익 기업정책실장은 "한국은 완공된 원전의 운영 허가나 신규 원전 건설 승인도 연기하고 있다"면서 "급격한 탄소 감축을 지양하고, 탄소 저감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원자력 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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