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박에서 충전기까지…전기차 핵심기술 투자 늘리는 SK

입력 2021-05-27 06:01  

동박에서 충전기까지…전기차 핵심기술 투자 늘리는 SK
2025년 배터리 소재 1.6조 에비타 달성 목표 …"친환경 미래차 '킹핀' 도약"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SK도 친환경 미래차 핵심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투자전문회사 SK㈜는 기존의 차량 공유, 차량 운행 빅데이터에서 배터리용 동박, 차세대 리튬 메탈 배터리 등 전기차 첨단 소재 기술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SK㈜는 3월 첨단소재, 바이오, 그린, 디지털 등 4대 핵심 영역 중심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했으며 그중 전기차 핵심 기술 선점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단순히 운송 수단의 개념을 넘어 각종 첨단기술이 집약된 미래 핵심 산업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2015년 45만대 수준이던 전기차 판매량은 2030년 2천600만대까지 늘어나고, 2040년에는 5천400만대로 전기차 신차 판매량이 내연 기관차 신차판매량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 소재에서 초급속 충전 인프라까지 전기차 사업 전반에 걸쳐 주요 핵심 기술을 보유한 '토탈 솔루션'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먼저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동박(구리를 고도의 공정 기술로 얇게 펼친 막) 제조사 왓슨에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총 3천700억원을 투자했다. 왓슨은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15만t까지 확장할 계획이며 향후 기업공개(IPO)도 검토하고 있다.
SKC[011790]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K넥실리스는 최근 이사회에서 연산 5만t 규모의 이차전지용 동박 공장을 유럽 지역에 건설하기로 의결했다.
SK㈜는 왓슨과 SK넥실리스간 사업 시너지를 높이고, 추가로 글로벌 인수합병을 추진해 2개 이상의 차세대 배터리 소재 기술을 내재화해 2025년까지 배터리 소재 영역에서 1조6천억원의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SK㈜가 두 차례에 걸쳐 700억원을 투자한 솔리드에너지시스템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는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메탈 배터리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3월 GM과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SK㈜는 올해 초 예스파워테크닉스에 268억원을 투자해 지분 33.6%를 인수하며 전기차와 수소차 등의 필수 부품인 실리콘카바이드(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시장에도 진출했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차의 전류 방향을 조절하고 전력 변환을 제어하는 필수 부품으로, 특히 SiC 전력반도체는 고온과 고전압의 극한 환경에서도 98% 이상의 전력변환효율을 유지하는 등 내구성과 안정성, 범용성을 고루 갖췄다.
2018년 테슬라의 모델3에 SiC 전력반도체가 최초 양산 적용된 이후 수요는 급증하지만 기술 장벽이 높고 양산 능력을 갖춘 업체가 많지 않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SiC 전력 반도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32% 증가한 6억8천만달러(약 7천6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 업체인 욜 디벨롭먼트 역시 SiC 전력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2년 1조1천억원에서 2030년에는 12조2천800억원 수준까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에는 초급속 충전기 제조사인 시그넷 EV를 인수해 전기차 충전 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충전 인프라 확대는 전기차 시장 활성화의 선결 과제로 꼽힌다.
시그넷 EV는 350kW 초급속 충전기를 개발해 2018년 세계 최초로 미국 인증을 획득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미국에서 50%의 이상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투자전문회사로서의 투자 역량과 그룹 차원의 노하우를 투자회사의 경쟁력에 접목해 차세대 친환경 미래차 영역의 '킹핀'(King Pin·핵심축)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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