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상계관세 부활…동국제강 등 기타 업체는 관세율 하향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미국 정부가 한국산 도금강판을 대상으로 벌인 상계관세 조사에서 철강사 간 희비가 엇갈렸다.
대부분의 업체는 관세율이 절반 이하로 낮아졌지만, 현대제철[004020]은 면제됐던 관세가 부활하며 부담을 안게 됐다.
27일 한국무역협회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한국산 도금강판에 대한 상계관세 3차 연례재심(심사 기간 2018년 1월 1일∼12월 31일) 최종판정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상계관세는 수출국이 직·간접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수출된 품목이 수입국 산업에 피해를 줄 경우 수입당국이 해당 품목에 관세를 부과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조치다.
기업별로 보면 동부제철은 직전인 2차 최종판정(7.16%)보다 소폭 내려간 6.83%를 산정했다.
수출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기타'로 묶인 35개사는 2차 최종판정(7.17%)의 절반 이하인 3.11%까지 낮아졌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소명한 내용을 상무부가 적극적으로 수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2차 최종판정 시 0.44%로 '미소마진'이 적용됐던 현대제철은 이번에 0.51%로 높아지며 관세 부과가 결정됐다.
재심에서 상계관세가 0.5% 이하이면 미소마진이 돼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0.5%를 넘으면 산정한 관세율이 적용된다.
미 상무부는 현대제철이 국가시설인 인천 북항을 장기 임대해 이용하는 것이 '정부 보조금'에 해당한다고 보고 상계관세를 매긴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 자본으로 항만을 우선 건설하고 추후 정부가 비용을 반환해주는 방식인데, 이러한 과정이 정부 보조금의 한 형태라고 판단한 것이다.
아울러 상무부는 현대제철이 하수도 재활용과 관련해 정부 지원금을 받는 것 역시 보조금에 해당해 상계관세 조치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정부 관계자는 "북항 임대와 하수도 지원금은 이번 3차 재심에서 처음으로 문제 삼은 것"이라며 "정부 보조금이 아니라고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으나 아쉽게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대제철은 관세 부과로 인해 도금강판의 미국 수출 시 부담이 늘게 됐다. 회사 측은 이번 결과에 불복해 미 국제무역법원(CIT)에 제소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발표된 한국산 도금강판에 대한 반덤핑 3차 연례재심(심사 기간 2018년 7월 1일∼2019년 6월 30일) 최종판정 결과에선 관세율이 0.00∼0.86%로 확정됐다.
기업별 관세율은 현대제철 0.00%, 동국제강[001230] 0.76%, 포스코[005490] 0.80%, 동부제철 0.86%다.
직전인 2차 최종판정 결과는 현대제철이 0.00%, 동국제강과 나머지 업체는 각 2.33%였다. 현대제철은 동일하고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소폭 낮아졌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미국 내 철강 수요가 크게 확대되고 제품 가격도 높게 형성된 상황에서 관세율이 낮아져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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