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말리의 과도정부 대통령과 총리가 군부에 구금된 지 이틀 만에 사임했다고 AFP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군사정부 고위 보좌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8월 쿠데타 이후 18개월간의 과도기 정부를 맡은 바 은다우 대통령과 모크타르 우안 총리는 이날 자신들이 구금된 수도 바마코 외곽의 군기지를 방문한 중재자들 앞에서 사임했다고 군정 수장인 아시미 고이타의 특별보좌관인 바바 시세가 말했다.
은다우 대통령 등은 지난 24일 구금되면서 권한을 박탈당했으며 이들의 사임으로 말리는 9개월 만에 두 번째 쿠데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구금 이후 중재차 온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와 유엔 현지 사절단은 과도정부에서 부통령을 맡고 있던 고이타를 이날 두 번이나 찾아가 은다우 대통령 등의 사임과 관련해 항의하면서 ECOWAS 회원국인 말리에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첫 번째 쿠데타의 주역인 고이타는 은다우 대통령 등이 이틀 전 개각에서 군부 인사 2명을 경질하면서 자신과 상의하지 않아 과도 정부 운용에 관한 헌장을 위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시세 보좌관은 이들 두 지도자에 대한 석방과 새 정부 구성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말리 임시 대통령 구금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센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프랑스의 요청으로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다.
말리의 구 식민종주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사태를'두 번째 쿠데타'라고 지적하면서 "표적 제재"를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프랑스는 말리를 포함한 사헬(반건조) 지역에서 지하디즘(이슬람 성전주의)과 싸우기 위해 5천 명 이상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사헬지역에서 이슬람 급진세력의 발판 역할을 하는 말리가 연이은 쿠데타로 계속 불안정해질 경우 대테러전에 차질을 빚을 뿐 아니라 서부 및 중부 아프리카의 민주주의에 나쁜 선례가 될 것으로 국제사회는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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