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코로나 기원 추가조사 지시…중국 "이미 조사 마쳐"(종합2보)

입력 2021-05-27 18:32   수정 2021-05-28 12:26

바이든, 코로나 기원 추가조사 지시…중국 "이미 조사 마쳐"(종합2보)
바이든 "정보당국에 90일내 재보고 요청…중국, 관련자료 제공해야"
중국 외교부 "세계 각지 초기 환자·비밀 생물실험 먼저 조사해야"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류지복 한종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과 관련해 미 정보 당국의 판단이 엇갈린 상황이라며 추가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국제조사 참여와 자료 제공 등 협조를 촉구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 3월 정보당국에 코로나19가 감염된 동물에서 유래했는지, 실험실 사고로 발생했는지 등 기원을 분석하라고 지시했고 이달 초 보고를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낮다는 보고서를 내놨지만,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우한연구소가 유출지일 수 있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발원지 논란이 다시 불붙은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보 당국이 분명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2곳은 동물에서, 1곳은 실험실에서 유래했다는 쪽에 기울어 있지만 이들 역시 낮거나 중간 정도의 확신이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보기관의 대다수는 어느 쪽이 더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기에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분명한 결론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노력을 배가해 90일 이내에 다시 보고할 것을 정보당국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중국 당국의 미온적 태도에 대한 불신감을 강하게 드러낸 바 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이 완전하고 투명하며 증거에 기초한 국제 조사에 참여하고 모든 관련 자료와 증거를 제공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전 세계의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미국에선 코로나19 기원을 둘러싼 상반된 주장이 나오며 의견이 모이지 못한 상태다.
WHO가 박쥐에서 사람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에 힘을 싣는 조사 결과를 내놓고 미 주류 언론도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 인사들이 종종 언급한 실험실 기원설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우한연구소 발원은 크게 힘을 얻지 못한 형국이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23일 비공개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우한연구소 연구원 3명이 첫 발병보고 직전인 2019년 11월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고 보도해 실험실 기원설을 재점화했다.
하원 정보위의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이달초 발간한 보고서에서 우한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 연구소가 생물무기 연구에 연루됐을 의혹을 제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과학자들이 발병 1년이 넘도록 기원을 판단하지 못하고 정치인들은 논쟁을 벌여왔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성명은 바이러스가 우한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미국이 배제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은 이미 과학적인 조사를 모두 마쳤다며 미국도 자국처럼 투명하고 과학적인 조사를 받으라고 맞불을 놨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전문가들은 중국 실험실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것이 바로 과학적인 결론"이라며 "미국 일부 인사들이 감염병 상황을 중국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과학을 존중하지 않고 인민의 생명에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도 중국처럼 과학적인 태도로 WHO와 협력해 코로나19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미국은 전면적이고 투명하며 증거에 기초한 조사를 통해 국제사회의 관심에 응답하고 인류가 하루빨리 감염병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2019년 7월 미국 버지니아주 북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기 질환이, 위스콘신주에서는 전자담배 관련 질병이 대규모로 발생했다"며 "미국은 언제 국제사회에 이 상황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발표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도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실험실 유출 주장을 '낡은 음모론'이라고 비난한 뒤 "코로나19 초기 환자에 대해 전면적인 검사를 하고, 세계 각지에 산재한 비밀스러운 기지·생물실험실 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 1월에도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 육군 산하 포트 데트릭 생물 실험실 공개를 요구한 바 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데트릭 기지 생물 실험실은 1969년 이전 생물 무기 프로그램의 중심이었으며 에볼라 같은 치명적 질병을 다루는 곳이었다. 하지만 2019년 7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명령으로 폐쇄됐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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