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층 백인여성 이미지 씌어 정신적 피해"…보상 요구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 뉴욕에서 반려견 목줄을 채워달라고 요청한 흑인 남성을 허위 신고해 물의를 일으킨 뒤 직장에서 해고된 백인 여성이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뉴욕포스트는 26일(현지시간)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에이미 쿠퍼(41)가 최근 맨해튼 연방법원에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쿠퍼는 지난해 5월 센트럴파크에서 반려견에 목줄을 채워야 한다는 흑인 남성의 지적을 받자 경찰에 전화를 걸어 "흑인 남성이 내 목숨을 위협한다"고 허위 신고했다.
그러나 흑인 남성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자 역풍이 불었다.
당시 쿠퍼가 일했던 프랭클린템플턴은 "우리는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도 허용하지 않는다"며 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쿠퍼는 전 직장이 사건의 진상을 확인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자신을 인종차별주의자로 규정하는 성명을 낸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고, 말다툼을 한 것도 흑인 남성 탓이라는 것이다.
센트럴파크에서 새를 관찰하는 취미를 가진 흑인 남성은 자신뿐 아니라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다른 시민과도 마찰을 빚은 적이 있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그는 전 직장이 자신에게 '인종차별적인 특권층 백인 여성'이라는 이미지를 씌운 탓에 평판에 손상이 갔고,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쿠퍼가 요구하는 보상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쿠퍼의 소송에 대해 프랭클린템플턴 측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쿠퍼는 맨해튼 지검에 3급 경범죄 혐의로 기소됐지만, 인종 차별과 편견에 대한 상담 프로그램을 수료한 이후 기소가 취하되고 형사 처벌을 면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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