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재은 이광빈 기자 = 미국 법무부가 금융가에 큰 혼란을 일으킨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한국명 황성국) 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검찰은 황 씨의 개인 투자회사인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와 거래한 은행들 일부로부터 정보를 요구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검찰이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점을 잡고 있는지, 수사 대상이 된 단체가 어디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검찰과 아케고스 측 대변인은 이번 수사 착수와 관련한 블룸버그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아케고스는 지난 3월 투자은행(IB)들과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 등을 통해 대규모 차입거래를 하다가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요구)에 몰려 큰 손실을 봤다.
황 씨와 그 가족들의 재산 100억 달러(약 11조원) 가량을 운용해온 아케고스가 빚을 보태 실제로 투자한 금액은 500억 달러(약 56조원)에 이른다는 시장의 관측이 있다.
IB들은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담보성 주식을 대거 매각했으나 노무라증권과 크레디트 스위스, 모건 스탠리 등은 상당한 손실을 봤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크레디트 스위스의 손실액은 55억 달러(약 6조1천400억원)로, 은행 가운데 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일본의 노무라증권이 밝힌 손실 규모는 28억5천만 달러(약 3조1천800억원)에 달했다.
스위스의 투자은행 UBS는 분기 보고서를 통해 8억6천100만 달러(약 9천600억원)의 손실을 본 사실을 공개했다.
금융규제 당국은 아케고스나 투자은행들이 거래에서 법률을 위반한 정황을 아직 지적하지는 않았으나 이번 사태를 두고 공개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마이클 쉬 미국 통화감독청(OCC) 청장 대행은 이번 사건이 월가가 경제의 잠재적 위협에 너무 안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난주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3월 황 씨에 대한 예비조사에 들어갔으며 파생상품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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