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서 장기휴전·재건 논의 제안…"이스라엘, 억류자·군인유해 송환 요구"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의 재발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 속에 휴전을 중재한 이집트가 양측을 대화의 장으로 초청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끈다.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Kan) 등에 따르면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을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에 3자 회담을 제안했다.
이집트는 이번 회담에서 이스라엘-하마스 간 장기 휴전과 가자지구 재건 사업 등에 대한 합의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집트는 최근 이스라엘에 군 관계자를 보내 이런 제안을 했으며, 이스라엘 측은 회담 수락 조건으로 하마스, PA와 회담 분리를 요구했다고 칸은 전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2014년 가자 전쟁 와중에 사망한 군인 2명의 유해 송환과 2014년, 2015년 가자지구에 들어갔다가 하마스에 억류된 민간인 2명의 석방 문제도 회담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체적인 회담 시기도 제시되지 않았고, 하마스와 PA 측이 의제에 동의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조건 없는 휴전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일단락됐지만, 충돌의 불씨는 고스란히 남아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은 여전히 강경 기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언제든 하마스가 도발하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자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하마스가 평온을 깨고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우리는 아주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또 이스라엘은 무력 충돌을 전후로 자국 내에서 시위와 소요사태에 가담한 아랍계 주민들을 대거 검거하고, 이번 충돌의 발단이 된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 알아크사 사원에 대한 유대인 방문 프로그램도 재가동했다.
하마스도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스라엘 내에서 한층 더 강화된 대중 저항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아바스 PA 수반은 휴전의 조건으로 알아크사 사원에 유대인 출입을 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알아크사 사원을 관리하는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도 전날 자국을 방문한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동예루살렘 성지에 경찰 병력을 투입하고 정착촌 건설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강제 퇴거하는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비판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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