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상위 2%세'로 가나…아파트 27만호 빠질 수도

입력 2021-05-27 17:41   수정 2021-05-27 19:46

종부세 '상위 2%세'로 가나…아파트 27만호 빠질 수도
거주공제·납부유예 신설 등 미세조정안도 함께 검토
양도세는 1주택 비과세 기준선 9억→12억 단일안…내달 결론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곽민서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27일 정책 의원총회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주요 세제의 개편 방향성이 좁혀졌다.
백가쟁명 상황을 벗어나 유력안을 도출한 것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이 있다.
종부세는 상위 2%를 과세 대상으로 삼는 대규모 개편안과 현재 기준선을 유지하는 가운데 실거주 공제와 납부유예를 신설하는 미시조정 안으로 압축됐다.
양도세는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비과세 기준금액을 기존 9억원에 12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단일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 종부세 대상 12년 새 0.6%→3.7%…올해 86만명 추정
여당이 이날 제시한 종부세 개편 방안은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공시지가 상위 2%에만 과세하거나 공시지가 기준선을 유지하는 가운데 10년 이상 거주 공제를 신설하고 납부유예 제도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상위 2% 과세안이 부동산 특위안이고 거주공제와 납부유예를 신설하는 안이 정부안인데 특위안이 종부세 기준선 자체를 조정하는 방안이어서 효과가 크다.
종부세는 부동산 보유 정도에 따라 과표가 결정되는 세금이다.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공시지가 9억원을 넘는 경우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된다.
문제는 주택가격이 너무 올라버렸다는 것이다.
종부세 부과 기준선인 9억원은 2009년 도입된 후 제자리인데 주택가격 상승률은 평균 28%를 기록하다 보니 9억원 초과 아파트가 6배나 늘었다.
아파트 기준으로 보면 종부세 대상 아파트는 2009년 0.6%에서 올해 기준 3.7%로 늘어난다. 종부세가 중산층세가 돼 간다는 얘기를 듣는 이유다.
국회 예산정책처 추계를 보면 올해 주택분 종부세액은 지난해보다 많게는 234% 증가한다. 과세 인원도 같은 기간 67만명에서 많게는 86만명까지 늘어난다.



◇ 종부세, 상위 2% vs 거주공제+납부유예
민주당 특위안은 공시지가 상위 2%까지만 종부세를 과세하는 것이다. 부유세의 성격이 있는 종부세의 도입 취지에 맞게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 대해서만 종부세를 과세하겠다는 것이다.
과세 대상 인원을 특정하는 방식이므로 종부세 부과 기준선은 매년 바뀌게 된다.
올해 전국의 아파트 기준으로 상위 2%를 적용해보면 공시가 12억원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 된다. 공시가 9억~12억원 구간인 26만7천호가 종부세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다만 이는 공동주택 대상의 통계이므로 단독주택 등을 합치면 다소 변동 소지가 있다.

정부안은 현행 공제금액 기준인 9억원을 유지하되 공제와 납부유예 제도를 신설하는 등 미시 조정안이다.
납부유예는 양도·증여·상속 등 자산의 소유권 변동 시점까지 납부를 늦춰주는 방안이다. 대신 세법상 이자 상당액(연 1.2%)를 낸다. 실거주 중인 1가구 1주택자로서 60세 이상이고 전년도 소득이 3천만원 이하라는 조건이 붙는다.
10년 이상 거주하는 경우 장기거주세액공제 10%도 추가해준다. 다만 고령자 공제와 장기보유공제의 합산한도는 80%를 유지한다.
주택분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90%로 동결한다. 95%로 인상된 공정시장가액 인상을 유예하겠다는 의미다.
전년대비 종부세액 증가분을 전액 지자체에 교부하되 증가분의 50%를 서민주거 복지에 활용한다.

◇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기준선 9억→12억 검토
1주택자의 부동산 양도소득세 부담도 줄여주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여당은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비과세 기준금액을 실거래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특위의 단일안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 역시 주택 가격 급등에 따른 조치다. 주택 가격이 올랐으니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도 올려주는 것이다. 이는 결국 1주택자의 갈아타기를 돕는 취지다.
단,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 공제를 차등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을 검토한다.
현행 소득세법은 장기 보유·거주 주택에 대해 40%씩 최대 80%까지 세금을 공제해준다.
앞으로는 차익 규모에 따라 공제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방식을 검토한다.
특위는 브리핑에서 양도차익이 10억~20억원이면 장기보유 공제율을 최대 40%가 아닌 40%에 80%를 곱한 32%만 해주는 방식을 예시로 들었다.


이는 재산 증식 목적으로 고급 호화 주택 1주택만 갖는 경우에 대한 형평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정부는 양도세 비과세 기준 금액을 인상하는데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종부세와 달리 주택 매각으로 이미 현실화한 소득이 발생했다는 점, 기존 제도상으로도 장기보유와 고령자 공제 등을 통해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 반대 논리로 작용하고 있다
여당은 특위안을 중심으로 정부 및 전문가와 협의를 거쳐 내달 중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당내 반발이 클 경우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방안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남아 있다.
spee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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