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대유행·공급망 병목현상 관련 지출 변화가 원인"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미국의 고(高) 인플레이션이 연말까지 지속되겠지만 일시적 현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하원 세출위 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지금 당장 내 판단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점"이라며 "이는 고질적인 어떤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이것이 몇 달 더 지속하고 올해 말까지 높은 인플레이션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4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4.2% 올랐는데, 이는 2008년 9월 이후 약 13년 만의 최대폭 상승이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6%보다 높았다.
이를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천문학적 재정을 풀고 제로금리 수준의 확장적 통화정책을 펼친 부작용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옐런 장관은 백악관과 재무부가 인플레이션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물가 상승이 전염병 대유행, 공급망 병목 현상과 관련된 지출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4월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호텔, 항공료, 레크리에이션 등 지난해 전염병 대유행 탓에 급락했던 분야의 물가가 반등한 데 부분적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반도체 칩과 자동차 생산 등 전염병 대유행 기간 일시적으로 공장 문을 닫았던 분야의 공급 부족이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그는 "경제는 매우 심각하고 비정상적인 충격으로 타격을 받았다"며 "이것이 지출 패턴에서 상당한 변화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또 경제가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평탄치 않은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는 필요하다면 물가 상승에 대응할 수단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옐런 장관이 연말까지 높은 물가 상승률을 예상한 데 대해 당국자들이 이전에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보다 더 긴 기간이라고 평가했다.
일례로 서실리아 라우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4일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수급 불균형이 '수개월 내에' 저절로 해소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자체 조사 결과 경제학자들이 내년 2분기에 물가 상승률이 전염병 대유행 이전 근방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와 다른 지출 프로젝트가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28일 공개할 2022회계연도 연방 예산안이 다가올 10년 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방정부 부채비율을 100% 이상 수준으로 유지시키겠지만, 이자 지급 능력에 문제가 없고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귀결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이 경제의 공급 능력을 늘리고 향후 몇 년간 인플레이션 없이 더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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