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공항 검문 때 테러리즘 서적·직장에 대한 증오 적힌 노트 적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의 경전철 차량기지에서 동료 9명을 총으로 쏴 죽인 총격범의 집에서 2만2천발이 넘는 탄약이 나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샌타클라라카운티 보안관실은 2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경전철 차량기지에서 총격 사건을 벌인 새뮤얼 캐시디(57)의 자택에서 탄약 2만2천여발과 총기 십여 정, 화염병 의심 물품, 휘발유 여러 통이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샌타클래라 밸리교통청(VTA)의 기술직 직원 캐시디는 26일 오전 6시 34분께 직장인 경전철 차량기지에서 권총으로 동료 직원 9명을 쏴 숨지게 한 뒤 총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보안관실은 "현재 보안관실 수사관들이 VTA 차량기지와 용의자의 주거지에서 확보한 증거들에 기초할 때 이 사건이 계획된 것이었고 부보안관들이 그의 광란을 멈추기 위해 사건 현장에 진입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최대한 많은 생명을 빼앗기 위해 총기를 쓸 준비가 돼 있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캐시디는 범행 당시 세 정의 반자동 권총과 일반 탄창보다 더 많은 탄약을 넣을 수 있는 고용량 탄창 32개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당국은 또 그가 차량기지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진 시점에 자기 집에서 화재가 발생하도록 꾸몄다고 밝혔다. 집 난로를 켠 뒤 그 위에 탄약을 넣은 냄비를 올리고 그 주변에 석유류 제품이나 가연성 용제 같은 발화 물질을 놓은 것으로 수사 당국은 보고 있다.
캐시디의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캐시디는 총을 쏘면서 어떤 사람은 그냥 지나쳤다. 한 지역 노조 간부에게는 "당신은 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특정인을 겨냥한 원한 범죄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캐시디가 일과 직장에 대해 오랫동안 불만을 품어왔다는 정황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캐시디는 2016년 8월 필리핀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공항 검색대를 거치면서 테러리즘과 공포, 선언문에 관한 서적들과 직장에 대한 불만·증오로 가득한 글이 적힌 노트 등을 소지하고 있는 것이 적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캐시디가 사는 새너제이 관할 경찰에 통보되지 않았다. 샘 리카도 새너제이 시장은 "국경에서 일어난 이 억류가 무엇이었든 간에 캐시디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범죄 이력에는 체포 사실이 뜨지 않았고 새너제이경찰에 보고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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