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기자, 하마스 전문가와 카페테리아서 모닝커피"…"그런 장소 자체가 없다"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무장 정파 하마스와 무력 충돌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이 AP통신 등 언론사 입주 건물을 폭격해 무너뜨린 배경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이스라엘군 측은 해당 건물에 입주한 AP통신 소속 언론인이 이 건물에서 하마스 전자전 대원과 모닝커피를 마셨다고 주장했고, AP통신은 이스라엘군의 주장이 명백한 거짓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에 따르면 아비브 코하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최근 동료들에게 AP통신과 알자지라 방송 등이 입주한 가자지구의 잘라타워 폭격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그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외국인 관리들과 만나서는 잘라 타워의 1층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AP 소속 언론인들이 하마스 전자 장비 전문가들과 모닝커피를 마셨다는 이야기도 했다.
이에 대해 AP 측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의 발언은 근거 없는 주장이며 거짓"이라며 "그 건물에 카페테리아 자체가 없다. 그런 근거 없는 주장은 AP 기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반박했다.
AP 측은 또 "AP 가자 지국 입주 건물 폭격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져 진실이 알려져야 한다"며 "거듭 밝히지만, 그 건물에 하마스가 있었다는 어떠한 암시도 없었다. 이스라엘이 갖고 있다는 증거가 무엇인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일부터 하마스의 로켓포 선제공격에 대응해 전투기로 가자지구의 주요 건물과 시설 등을 폭격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지난 15일 AP통신 등 외신이 입주한 잘라 타워를 폭격해 무너뜨렸다. 입주자에게는 사전에 공습 사실을 알려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스라엘은 이 건물에서 하마스의 전자정보전 부대 등이 활동했음을 입증하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있으며, 이 증거를 미국에 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폭격을 통해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은 전 세계로 중계됐다.
당시 사건은 하마스의 선제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인정해온 국제사회의 여론이 급격히 돌아서는 계기가 됐다.
익명의 이스라엘 관리들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하마스 전자전 부대를 폭격한 데 따른 이익보다 국제사회의 여론 악화에 따른 손해가 더 컸다며 잘라 타워 폭격을 후회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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