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 주총서 "목표 하나라도 미달시 주식 전부 출연"
"재무적 이슈보다 유전자치료제 개발 의의에 주목해주길"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내년 10월까지 임상 성공' 및 '주가 10만원 달성'이라는 목표 모두 가능성이 없다면 주식 전부 출연이라는 대담한 약속을 하기는 어렵겠죠. 자신감에서 비롯한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봐주시면 됩니다."
1996년 헬릭스미스[084990](구 바이로메드)를 창업해 한때 시가총액 코스닥 2위까지 끌어올렸던 김선영 대표는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개발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비쳤다.
김 대표는 "회사 창립 이후 지난 25년간 상당히 순항했고, 시가총액 4조원을 넘어선 적도 있다"며 "엔젠시스 임상 3-1상이 실패하던 지난 2019년 이후부터 주가가 꺾이고 주주들과의 갈등이 시작됐지만, 임상 개발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헬릭스미스는 이외에도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 놓이고 고위험상품에 투자해 일부 손실을 보는 등 연이은 악재를 맞았다. 이후 김 대표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자 주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현재 소액주주 일부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 경영진 해임 촉구 등 실력을 행사하고 있다. 회사 측에서도 일부 주주를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며 양자 간 갈등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성난 소액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회사를 되살릴 두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달성하지 못할 시 가진 주식을 전부 팔아 회사에 기여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임상 3-2상의 성공 가능성을 묻자 그는 "과학이나 임상에서 100%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미 한 번 실패한 원인을 다 파악했기 때문에 두 번째 임상은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하도록 디자인을 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 번째 약속인 '주가 10만원 달성'에 대해서도 확신을 보였다.
김 대표는 "임상에 성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주가 10만원과 시총 4조원 회복은 가능할 거라고 본다"며 "내년 10월까지 좋은 성과를 내서 기술수출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 사정이 좋던 2019년 당시의 영광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경영·재무 영역의 악재가 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차라리 엔젠시스 임상시험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이 더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금융상품 손실은 사실 제 분야가 아니지만, 저희가 이슈가 터진 이후 당황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 같다"며 "최근에 전문가를 영입해서 맡겼고 임시주총 이후에는 더 개선된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들의 반발을 산 유상증자 불참에 대해서는 "정말 돈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주식담보대출금 상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사로부터 반대매매 통보를 받았는데, 이를 갚지 않아 반대매매가 이뤄지면 주가가 연속으로 하한가를 치며 폭락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번 주 목요일인 6월 3일 주주와의 공개 토론회 및 7월 14일 임시주총에서 주주들에게 이런 회사의 입장을 전달하고 오해를 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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