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선박좌초는 운전미숙 탓…좌우 비틀댔다"

입력 2021-05-31 09:18   수정 2021-05-31 13:28

"수에즈 선박좌초는 운전미숙 탓…좌우 비틀댔다"
이집트당국, 조사결과 국제해사기구에 통보
수천억원 배상공방…선주, 당국 수로관리에 문제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이집트 당국이 지난 3월 말 수에즈 운하를 틀어막아 전 세계 물류 공급망을 마비시킨 '에버기븐'(Ever Given)호의 좌초 원인은 선장의 운전 미숙이라고 발표했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 사예드 시샤 고문은 자체 조사 결과 당시 에버기븐호는 좌우로 비틀대다가 좌초됐다면서 "선장이 12분 동안 항로를 바로잡기 위해 여덟 차례에 걸쳐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로 들어서면서 오른쪽으로 갑자기 방향을 틀었고, 선장이 중심을 잡기 위해 후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또 선박의 반응이 너무 느린 상황에서 선장이 속도를 올렸으며, 그런 나머지 배가 다시 왼쪽으로 치우쳐졌다면서 이를 반복하다 운하 둑에 좌초했다고 덧붙였다.
시샤 고문은 이번 조사 결과를 국제해사기구(IMO)에 보냈다며 언론에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3월 23일 길이 400m에 달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인 에버기븐호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가기 위해 수에즈 운하를 지나던 중 좌초됐다가 일주일 만에 정상항로 위치로 복귀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글로벌 교역의 핵심 통로인 수에즈 운하가 수일간 막히자 이곳을 지나려던 수백 개 선박이 멈추거나 우회로를 택해야 했으며, 이집트 정부는 하루에 약 158억원씩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후 이집트 당국은 지난달 12일 에버기븐호를 압류하고 좌초 원인을 조사해왔다. 이집트는 피해 복구 비용으로 5억5천만달러(약 6천127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선박 소유주에 요구하고 있다.
에버기븐호의 소유주인 일본 '쇼에이 기센' 측은 이집트 법정에서 당시 날씨가 좋지 않았음에도 선박의 수로 진입을 허용한 것이 잘못이라며 SCA의 수로 안내인과 통제센터 사이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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