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방위군 부정적 측면 부각하려고 과거 사건 끄집어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얀마 카친주에서 활동해온 무장반군 샨민족군(SNA) 이인자가 암살당해 미얀마 군부가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31일 미얀마나우와 이라와디에 따르면 지난 26일 샨민족군의 딴 차웅(56·Than Chaung) 부사령관이 사가잉 지역 부대에서 암살자의 총에 맞아 다음날 사망했다.
딴 차웅 부사령관은 근거리에서 세 발의 총을 맞았다.
샨민족군 대변인은 "암살자는 최근에 우리 군에 합류한 사람이다. 그는 심지어 아직 이등병도 안됐다"며 "암살자도 이미 숨졌고, 총을 쏜 이유는 현재 조사 중이다. 배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개인적 원한 관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딴 차웅 부사령관은 미얀마 군부에 의해 살해당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증거를 내놓지는 않았다.
딴 차웅 부사령관은 1988년 민주화 항쟁 당시 군사정권에 저항한 첫 학생 무장단체인 전(全) 버마학생민주전선(ABSDF)을 이끈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이다.
북부 지역 군사업무를 맡았던 그는 특히 1991년 8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카친주의 파자우 부대에서 군부 스파이로 의심받아 체포된 사람들을 고문하고 처형하는 데 관여했다.
당시 스파이 활동으로 고발된 106명 가운데 35명이 처형되거나 고문으로 숨졌다.
이 때문에 딴 차웅 부사령관은 '영웅'이지만, 동시에 악명이 높다.
딴 차웅 부사령관은 이후 여러 무장단체에서 활동하다 2006년 군부에 체포돼 징역 68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8년 4월 대통령 사면으로 풀려난 뒤 샨민족군(SNA)의 부사령관으로 합류했다.
딴 차웅 부사령관 암살은 공교롭게도 군부가 운영하는 신문인 '미러'가 파자우 부대의 스파이 의심 시민 학살사건을 다룬 연재물 게시를 시작하기 하루 전에 발생했다.
이 신문은 '파자우 지옥 부대, 신념을 위해 정글 지하로 내려갔다가 아무도 모르게 살해된 이들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연재물을 싣고 있다.
올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곳곳에서 시민방위군이 조직되자 시민 무장단체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기 위해 '파자우 부대사건'을 끄집어낸 것으로 추정됐다.
과거 스파이 의심 혐의로 파자우 부대에 끌려갔다 살아나온 여성은 "군부가 딴 차웅의 죽음과 파자우 부대의 악명높은 기억을 선전에 악용하고 있다"며 "우리 공동의 적은 쿠데타 정권이다. 공동의 적과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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