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한국 기업지배구조의 제도와 관행이 아시아 지역에서 여전히 하위권에 속한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31일 경제개혁연구소가 전한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의 보고서 'CG Watch 2020'에 따르면 지난 2년간 한국의 종합 점수는 52.9%로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 12개국 중 9위를 기록했다.
'CG Watch 2020'은 정부·공공지배구조, 규제기관, 지배구조제도, 상장사, 감사·감사 감독, 투자자, 시민사회·언론 등으로 부문을 나눠 아시아 주요 시장의 기업지배구조 제도와 관행을 평가하는 보고서로 2010년부터 2년마다 발간되고 있다.
한국은 2007년 6위에서 2010년 9위로 내려간 이후 줄곧 8∼9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2개국 중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중국(43%), 필리핀(39%), 인도네시아(33.6%)뿐이다.
상위권 국가는 호주(74.7%), 홍콩(63.5%), 싱가포르(63.2%), 대만(62.2%), 말레이시아(59.5%), 일본(59.3%) 등 순이었다. 호주는 평가 대상에 포함된 2016년부터 1위 자리를 유지해오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한국은 지배구조제도(10위), 상장사(10위), 시민사회·언론(10위) 등 3개 부문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한국이 지배구조공시 의무화 대상 범위와 내용, 의무공개매수제도 등과 같은 소수 주주 보호장치, 규제예산 및 집행 실적의 정보 공개, 사법 독립성, 입법·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공공 협의 절차, 사내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교육 등에서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차등의결권 도입 시도와 관련해서는 여당이 추진하는 기업지배구조 관련 개혁과 모순된다며 개혁의 중대한 후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투자자(3위)와 정부·공공지배구조(4위) 부문에서는 상위권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지난 2년간 상법 개정, 주주총회 활성화를 위한 방안, 지배구조공시 의무화, 특정 성별로만 이사회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한 점 등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는 ▲ 중장기(향후 3년) 기업지배구조 로드맵의 마련 ▲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 시기를 2023년 이내로 조기 시행 ▲ 규제기관의 예산 및 집행에 관한 정보공개 확대 ▲ 입법예고 의견수렴 절차 강화 ▲ 지배구조공시 의무 기업 및 공시내용 확대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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