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제2의 눈' 삼성 VR앱, 개발 4년 만에 빛 본다

입력 2021-05-31 17:46  

시각장애인 '제2의 눈' 삼성 VR앱, 개발 4년 만에 빛 본다
릴루미노, 식약처 품목허가 획득…헬스케어·VR 신사업 강화 기대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삼성전자가 저시력 장애인을 위해 개발한 가상현실(VR) 기기 전용 앱이 공개 4년 만에 정식 허가를 얻어 상용화의 길이 열리게 됐다.

3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017년 이 회사 사내벤처 육성프로그램인 'C랩(C-Lab)'에서 개발한 VR 앱 '릴루미노'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과학 진료용 소프트웨어'로서 품목 허가를 받았다. 릴루미노는 식약처의 기술문서 심사와 임상자료 심사를 모두 통과해 이번에 허가를 획득했다.
릴루미노(Relumino·빛을 되돌려준다는 뜻의 라틴어)는 잔존 시력이 남아 있는 시각장애인이 앞을 볼 수 있게 해주는 VR 앱으로, 2017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는 VR 헤드셋으로 보는 영상을 이미지 처리 과정을 거쳐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하는 앱으로, 굴절 장애나 변시증, 백내장 등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적은 비용으로 시각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후 의료기기법 등 관련 규제를 통과하지 못했으나, 이번에 식약처 품목 허가를 받음으로써 실제 출시를 위한 법적 절차를 완전히 마무리했다.
삼성전자는 수익성보다 공익성을 고려한 개발 취지에 따라 향후 실제 서비스 및 기기 개발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생태계를 중심으로 한 헬스케어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더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선보인 갤럭시워치3에 혈압과 심전도,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 기능을 추가하는 등 건강관리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이를 위해 식약처 허가도 받았다.
이달 28일에는 독일 제약회사 바이엘과 함께 인공지능(AI) 의사 역할을 하는 앱 개발 스타트업 에이다헬스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졌다.
최근에는 '삼성 글라스 라이트'라는 AR 글라스와 '웨어러블 컴퓨팅' 관련 콘셉트로 추정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AR·VR 기술 연구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VR 헤드셋을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릴루미노는 창의적 조직문화와 아이디어를 위해 도입한 C랩 프로그램의 결과로, 당장의 비즈니스와는 무관하다"며 "이번 허가 획득을 계기로 향후 상용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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