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가 상승·카타르 대규모 발주로 향후 전망도 '장밋빛'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한국조선해양[009540]과 삼성중공업[010140] 등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이 올해 들어 5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는 수주를 올렸다.
최근 신조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하반기에는 역대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프로젝트인 카타르건이 기다리고 있어 국내 조선업 전망은 더욱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8일과 31일 이틀간 총 12척의 선박을 1조3천600억원에 수주하는 '잭팟'을 터트렸다.
특히 이번 수주에는 올해 들어 발주가 뜸했던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이 5척이나 포함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122척(해양플랜트 2기 포함) 108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49억 달러의 72%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 실적인 106척(94억 달러·해양플랜트는 체인지오더)을 뛰어넘는다.
해양플랜트를 제외해도 올해엔 120척(96억 달러)을 수주해 지난해 106척(91억 6천만달러)을 크게 상회했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컨테이너선 4척을 5천290억원에 계약하며 올해 수주실적을 총 48척, 59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이는 올해 목표 91억 달러의 65%에 달한다. 또 지난해 전체 수주 실적인 55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1~5월 누계 기준으로 2012년 60억 달러 수주 이후 최대 규모다.
'빅3' 중에서는 대우조선해양[042660]이 다른 두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하지만 최근 선가가 오르고 있어 추후 수주 시 수익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현재까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1척, 초대형LPG운반선(VLGC) 9척 등 총 26척, 27억4천만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 77억 달러의 35.6%를 달성했다.
고무적인 것은 올해 남은 기간 신조가 상승, LNG선 대형 수주건 등 플러스 요인들이 대거 남아있다는 것이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하는 신조선가지수는 지난해 11월에 125.0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6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 말 136.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2월(137.8포인트) 이후 최고 수치다.
카타르가 추진하는 LNG선 대량 발주도 올해 하반기가 유력하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지난해 6월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100여척이 넘는 LNG선 건조 슬롯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슬롯 계약은 신조를 만들기 위해 도크를 미리 선점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들어 발주된 LNG선 9척 중 7척(77.8%)을 국내 조선업체들이 가져갈 정도로, 한국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에 압도적 경쟁력을 보유 중이다.
이 때문에 올해 카타르 수주건이 현실화할 경우 '빅3' 업체들이 올해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것을 넘어 역대 최대 수주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다만 최근 후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 수주를 떠나 조선업체 수익성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체들은 주로 헤비테일 계약(선수금을 적게 받고 인도 대금을 많이 받는 형태의 계약)을 맺어 일반적으로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려면 1~2년이 걸린다"면서 "최근 후판가격 등 비용도 늘고 있어 올해 조선업체 실적에는 그다지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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