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근시 증상,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크게 늘어"
"하루 최소 1시간 야외활동…20/20/20 규칙도 권장"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팬데믹으로 인한 등교 중단이 계속되면서 아이들의 학력 격차 확대, 사회성 저하 등의 문제뿐 아니라 시력 악화 현상까지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어린이들 사이에 새롭게 근시 진단을 받거나, 아니면 기존에 있던 근시가 더 악화한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어린이 근시는 팬데믹 이전에도 이미 증가 추세였지만 지난 1년간 이 문제가 한층 악화했다는 것이다.
주범은 역시 컴퓨터, 휴대전화 등 디지털 스크린이다. 팬데믹 발발 이후 등교가 중단되면서 화상 원격 수업이 늘어났고, 아이들이 바깥보다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컴퓨터, 모바일 기기를 접하는 시간 역시 증가했기 때문이다.
필라델피아 윌리스 안과 병원의 수석 의사인 줄리아 A. 홀러는 "가까이 있는 것만 보고 밖에 나가지 않으면서 근시율이 증가했다"라며 "팬데믹으로 인한 엄청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월 미국의학협회 저널 안과학(JAMA Ophthalmology)에 실린 보고서에서 중국 연구진은 12만명의 아동을 조사한 결과 6∼8세 아동의 근시율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3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증가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소아 안과 의사인 앨리슨 바비우치는 시력 악화로 병원을 찾는 어린이 환자들이 많아졌고 "(근시) 처방도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아이들은 고도 근시로 발전하기도 한다고 그는 전했다.
존스홉킨스대 윌머 안과 연구소의 안과 의사 메건 콜린스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큰 문제가 없어 안경이 필요없던 아이들 사이에서 꽤 큰 시력 변화가 나타난 걸 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근시가 나타나는 시기가 빨라질수록 향후 눈 상태가 위험 수준으로 발전할 위험 또한 커지게 된다고도 우려했다.
근시 외에 흐릿하게 보임, 두통, 눈피로 등과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늘었다.
윌리스 안과 병원의 주디스 라브리치 박사가 지난 5개월간, 하루 3∼10시간씩 원격 수업을 받은 10∼17세 아동 및 청소년 11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런 문제가 확인됐다.
조사 결과 대다수의 아이들이 눈 통증, 두통, 흐릿하게 보임, 복시(겹쳐보임) 등의 증상을, 또 그중 절반은 눈물, 따가움, 건조함 등 다른 눈 관련 증상도 함께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의 근시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하루에 최소 1시간은 야외 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을 권장했다.
바비우치 의사는 특히 스크린을 20분 사용한 뒤에는 20초간 20피트(약 6m) 밖을 쳐다보는 '20/20/20' 룰을 제안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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