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임명위원직 놓고 줄다리기…아랍계 정당연합서 '연정 반대' 선언도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의 최장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의 실권 여부가 달린 '반네타냐후 블록'의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2일(이하 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반네타냐후 연정' 구성을 위한 협상이 각료 및 주요 기관 요직의 정당별 지분 배분 문제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반네타냐후 연정 논의는 지난 3월 총선에서 크네세트(의회) 전체 의석 가운데 17석을 확보해 원내 제2 정당이 된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가 주도하고 있다.
중도 청백당(8석), 중도 우파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좌파 노동당(7석), 우파 '뉴 호프'(6석), 아랍계 정당연합 '조인트 리스트'(6석),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메레츠(6석) 등이 참여해온 반네타냐후 블록에 지난달 30일 극우 성향의 야미나(7석)가 동참하기로 하면서 연정 구성 가능성이 커졌다.
이념적 기반이 서로 다른 반네타냐후 블록 참여 정당들은 이후 총리직을 포함한 내각과 주요 기관 위원직 배분을 두고 마라톤협상을 진행해왔다.
정당별 내각 지분을 비롯한 대형 이슈에 대해서는 대체로 합의가 이뤄졌지만, 법관 임명 권한을 가진 '사법 임명위원회'(Judicial Appointments Committee) 위원직을 놓고 이견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연정 논의에 뒤늦게 참여한 야미나의 아옐레트 샤케드 부대표가 이미 노동당 메라브 미카엘리 대표에게 할당된 사법 임명위원회 위원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샤케드 부대표는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연정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아랍계 정당 연합 조인트 리스트에서 연정 논의에 반대하는 정당도 잇따라 나오고 있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인트 리스트에 참여하는 좌파 정당인 하다시는 소속 의원 3명이 의회 투표에서 반네타냐후 연정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랍계 이스라엘 주민의 권리를 옹호하는 조인트 리스트의 또 다른 정당 발라드(1석)도 반네타냐후 연정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여기에 조인트 리스트의 만수르 아바스 대표의 아랍계 주민 거주지역의 불법 건축물 철거 관련법 폐지 주장도 연정 논의 진척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와이넷(Ynet)이 전했다.
이 문제를 포함한 세부 이슈 조율이 끝나면 TV 앵커 출신의 야이르 라피드 예시 아티드 당 대표는 이날 중 합의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연정 구성 시한(3일 0시) 이전인 이날 오전 중 협상 결과를 발표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1주일 안에 연정 구성을 위한 의원 투표를 진행한다는 규정에 따라 늦어도 오는 9일에는 투표가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시한을 넘길 경우 크네세트 의장이 직권으로 오는 7일 의회에 보고하고, 정식으로 의원 투표를 1주일간 연기할 수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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