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물어뜯는 동영상 SNS에 퍼져…화장 비용 치솟자 유기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 북부 갠지스강 강변에 대충 묻어놓거나 강물에 떠내려온 코로나 희생자 추정 시신을 떠돌이 개들이 물어뜯는 동영상이 SNS에 퍼져 충격을 줬다.
2일 힌두스탄타임스와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 사태를 겪은 인도에서 시신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며 해당 영상물을 공개했다.
참상은 지난달 31일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우타라카시의 갠지스강 상류 바기라티강(Bhagirathi) 강둑에서 그림을 그리던 한 주민이 들개가 반쯤 탄 시신을 뜯어먹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당국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이 주민은 "며칠간 비가 내리면서 수위가 상승하자 강변에서 화장하고 묻어놓은 시신이 떠내려온 것 같다"며 "지방 관청이 나서서 즉시 해결해야 한다. (그 장면을 보고) 인간성의 종말이라고 느꼈다"고 개탄했다. .
또 다른 주민은 "반쯤 타다만 시신 여러 구가 떠내려왔다. 최근 화장한 시신이라면 코로나 희생자일 확률이 높다"며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적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신고를 받은 당국은 방호복을 착용한 직원들을 현장으로 보내 시신을 수습하도록 했다.
바기라티강에서 들개가 물에 잠긴 시신을 식량으로 삼는 동영상과 함께 화장 후 모래로 묻어놓은 시신을 개들이 파헤치는 동영상도 공개됐다.
지난달 18일 트위터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여러 마리의 개가 강변의 모래를 파헤치고 시신을 먹이로 삼는 모습이 담겼다.
동영상 게시자는 "우타르프라데시 알라하바드(Prayagraj) 갠지스강 강변에서 개들이 시신을 파헤쳐 배를 채우고 있다"며 "정부는 생명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지만, 최소한의 존엄은 지켜줘야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인도 갠지스강과 상류, 지류에서는 지난달 코로나 희생자 추정 시신이 잇따라 무더기로 발견됐다.
본래 인도 힌두교들은 성스러운 곳으로 여기는 갠지스강변에서 시신 화장 후 유골과 재를 강으로 흘려보내는 전통이 있는데, 최근 코로나 희생자 폭증으로 화장 비용이 배 이상 치솟자 시신을 아예 떠내려 보낸 것으로 추정됐다.
지방 정부는 "갠지스강에 시신들이 유기되는 사례가 급증하는 것은 화장용 땔감을 살 돈이 없거나, 종교적 믿음, 코로나에 대한 공포 때문일 것"이라며 화장 비용을 지원하고, 강변에 CCTV를 설치해 감시에 나섰다.
최근 시신을 개들이 파헤치는 사진·동영상이 SNS에 퍼지자 당국은 일부 게시물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과 무관한 오래전 사진이라며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가령 2012년 4월 갠지스강에서 촬영된 사진이 최근에 촬영한 것으로 둔갑했다는 것이다.
한편, 인도의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는 2월 중순부터 폭증해 5월 7일 41만4천188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했다.
확진자는 이날 13만2천788명 추가돼 누적 2천830만여명, 사망자는 33만5천여명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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