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판보도에 불만…CNN "언론인에 대한 범죄행위·인신공격 거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또다시 언론에 대해 적개심을 드러내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브라질리아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과 대화하면서 CNN 브라질의 앵커 다니엘라 리마를 '짐승'에 비유하는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불행하게도 우리는 좋은 소식을 전해야 하지만, 그렇게 좋은 내용은 아니다"라면서 그녀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네발 달린 짐승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앵커는 그동안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부정적인 내용을 보도해 그의 지지자들로부터 여러 차례 공격을 받아왔다.
지난달 말에는 경제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 4월 정규직 고용 실적을 전하면서 "긍정적 수치이기는 하지만, 올해 들어 증가 폭이 가장 적다"고 보도했다.
월별 정규직 고용 실적은 1월 25만7천800명, 2월 39만5천200명, 3월 17만7천400명에 이어 4월에는 12만900명을 기록했다.
그러자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리마 앵커를 비난했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전날 발언은 보도 내용에 대해 언급해달라는 한 지지자의 요청에 따라 나온 것이다.
CNN 브라질은 성명을 통해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대통령이 지지자들과 리마 앵커를 비난하기 위해 매우 공격적인 표현을 사용했다"면서 언론인과 언론 종사자들에 대한 모든 형태의 범죄 행위와 인신공격을 거부한다고 반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9년 초 집권 이래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지속해 왔다. 언론인을 향해 막말과 악담을 쏟아내는가 하면 불편한 질문을 받으면 기자회견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유력 일간지 여기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으며, 해당 여기자는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고소했다.
상파울루 민사법원 1심 재판부는 3월 중순 "표현의 자유 권리를 행사한 피고인이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정신적 손해를 입힌 만큼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2만 헤알(약 4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은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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