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년간 사용…일리노이주 하원의원은 '콩그레스맨'→'콩그레스퍼슨'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3대 도시 시카고의 시의원을 일컫는 공식 직함 '앨더맨'(Alderman)이 '앨더퍼슨'(Alderperson)으로 변경된다.
2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이 주도하는 일리노이 주의회는 전날 '맨'(-man)'으로 끝나는 관직명 및 단어를 '퍼슨'(person)으로 수정하는 내용의 법안(SB825)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 184년간 '앨더맨'으로 칭해온 시카고 시의원이 '앨더퍼슨' 또는 '앨더퍼슨스'로, 하원의원을 일컫는 '콩그레스맨'(Congressman)은 '콩그레스퍼슨'(Congressperson)으로 각각 바뀌어 불린다.
이 법안은 사실 일리노이주의 2022 예비선거(프라이머리) 일정을 내년 3월15일에서 6월28일로 연기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민주당 측은 "2020 센서스 결과가 최종적으로 나온 후에 선거구를 재획정하고 예비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라고 밝혔고, 공화당은 "게리맨더링을 위한 민주당의 꼼수"라는 입장이다.
발의자들은 이 법안에 시카고시를 포함하는 일리노이주 선출직 공무원 직함에 '맨' 대신 '퍼슨'을 붙이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모리스 웨스트 일리노이 주하원의원(35·민주)은 "주 법령에 남성 인칭 대명사(He·His)가 많이 보인다"며 "이제 의회에 여성 의원이 다수 입성해있고, 자신의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을 특정 성별로 표현하지 않는 의원들도 있는 만큼 모두를 포용하는 '성 중립적'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최대 도시 뉴욕과 2대 도시 로스앤젤레스 등은 시의원을 '시티 카운슬 멤버'(city council member)로 칭한다.
하지만 시카고 시는 지난 1837년부터 시의회 구성원을 앨더맨으로 불러왔다.
앨더맨은 '올드'(old) 또는 '엘더'(elder)를 뜻하는 '앨더'(alder)와 사람을 뜻하는 맨(man)의 합성어로, 과거 영국에서 행정구역의 대표이자 왕을 섬기는 귀족 또는 시장 다음의 권한을 갖는 지역 협의회 구성원들을 일컬었다.
이로 인해 일부 시의원은 '앨더'라는 표현이 더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칼로스 라미레즈-로사 의원은 "나는 연장자도 아니고, 지역사회를 통할하지도 않는다"고 꼬집었고, 여성의원 팻 다우웰은 "굳이 여성을 강조하고 싶으면 앨더우먼으로 불릴 수 있겠지만, 법에 명시된 앨더맨이라는 호칭에 거부감이 없다"고 말했다.
또 스테파니 콜먼 의원은 "의회가 좀 더 실질적이고 중요한 이슈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시카고 시의회는 1923년 시카고 50개 지구(ward)를 대표하는 4년 임기 의원 50명으로 체제가 구축됐다. 1971년 애나 랭포드(1917~2008)가 첫 여성 시의원이 됐으며, 현재는 시의원 30%가량이 여성이다. 시카고 시장은 동성애자임을 공표한 여성이다.
해당 법안은 주지사실로 이관됐으며, 민주당 소속인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는 조만간 법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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