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점은 네타냐후 반대뿐"…출범해도 불안정할 듯
네타냐후 반격도 변수…일부에선 조기 해산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이스라엘 철권 통치자 베냐민 네타냐후(71) 총리의 장기집권을 끝낼 무지개 연정이 순항할지를 두고 출범 전부터 말이 많다.
가치관이 달라 정책에 공통점이 거의 없는 정당들이 네타냐후 축출이라는 목표 하나만으로 제휴한 까닭에 연대가 견고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연립정권 수립에 합의한 정파는 모두 9개에 달한다.
정책 성향도 다양해 중도에 예시 아티드(17석)와 청백당(8석), 중도우파에 이스라엘 베이테이누(7석), 좌파에 노동당(7석), 사회주의 계열에 메레츠(6석), 우파에 뉴호프(6석), 극우에 야미나(7석)가 포진하고 있다.
게다가 아랍계 정당의 연합인 조인트 리스트(6석), 라암(4석)까지 가세해 아랍계의 첫 이스라엘 연정 참여라는 역사를 쓰기로 했다.
이들이 총 120석인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 점유할 의석은 68석으로 이탈이 없다면 정부 구성 요건인 과반의석을 충족한다.
무지개 연정이 얼마나 오래 응집력을 보유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네타냐후의 반격이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갖은 비판과 논란 속에 불사조처럼 12년간 권좌를 지켜온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기반, 개인적 집념과 끈기를 의심하는 이들은 없다.
그런 네타냐후 총리는 사기, 뇌물수수 배임 등 정치생명을 건 3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
실권하면 그간 의회의 권한을 이용해 방패로 사용해온 면책권이 사라지고, 새 정부가 공직 취임권을 박탈하는 안건을 의결할 수도 있다.
따라서 네타냐후 총리는 당장 연정 수립을 위해 실시되는 의회 신임투표를 표적으로 삼아 반격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간지 가디언은 연정이 과반의석인 61석을 얻지 못하도록 네타냐후 총리가 누구라도 이탈자를 끌어내려고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파 정당들에 참여 거부를 촉구하며 좌파정부가 출범하면 이스라엘의 안보와 미래가 위협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정이 계획대로 수립되더라도 각양각색 너무나 다른 성향 때문에 지속해서 순항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새 이스라엘 정부는 임기 4년간 총리직을 두 정당의 대표가 나눠맡기로 했다.
전반 2년은 극우성향 정당인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49) 대표, 후반 2년은 중도 성향인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57) 대표가 나선다.
그렇게 권좌를 나누고 권력을 분점해 이스라엘을 통치해가는 과정에서 갈등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좌파와 우파, 종교와 세속, 유대계와 아랍계, 안보 매파와 비둘기파 등 접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다른 정책 지향점들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연정에 참여한 정파들을 하나로 묶은 동력은 네타냐후 총리를 권좌에서 제거하겠다는 욕구 하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새 정부가 와해를 막으려고 팔레스타인 문제와 같은 난제보다는 경제와 방역 같은 보편적 문제의 해결을 내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연정이 출범하더라도 연대의식이 약화하고 깊은 내홍이 표면화하면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소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야권으로 물러난 뒤에도 불안정한 연정의 해체를 위해 끊임없이 반격을 되풀이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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