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압박에도 내전 강행 고수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에티오피아 정부가 티그라이 지역 반군과의 내전에 대한 국제 사회의 휴전 요구를 일축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정부는 "작전 마무리에 가까워졌다"면서 조만간 무장 반군을 일소할 것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에티오피아 당국자는 취재진을 상대로 "정부의 법 집행 임무가 곧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엔,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인도주의 단체들이 굶주림에 직면한 수백만 명의 티그라이 지역민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면서 휴전을 요구해왔다.
티그라이 사태는 지난해 11월 에티오피아 정부가 법치 회복 등을 명분으로 티그라이에서 군사작전을 개시하고, 이 지역 집권정당 TPLF 축출을 시도하면서 벌어졌다.
내전 발발 당시 수확기여서 식량 공급에 악영향을 끼친 데다, 내전으로 농촌 지역에 국제사회의 원조가 전달되는 데 큰 애로가 발생했다.
유엔은 이번 주 초 티그라이 주민의 90% 이상을 대상으로 긴급 식량 원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TPLF는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집권하기 전 중앙정부 연정을 구성하는 집권세력이었다.
아머드 총리는 2019년 연정을 해체하는 개혁을 시행했고 TPLF는 이에 반발해 갈등이 빚어졌다.
정부군은 군사작전 개시 약 한 달 만에 티그라이 주도 메켈레이를 점령했고, 티그라이에는 친(親)정부 임시정부가 수립됐다.
패퇴한 TPLF 반군은 시골 지역에서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이웃 국가 에리트레아의 병력 등이 에티오피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개입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했다.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군에 의한 조직적인 성폭력 등 잔혹행위가 이어졌다. 티그라이의 농업 기반시설도 광범위하게 파괴됐고, 식량과 물자가 약탈됐다.
가디언은 지난 4월 티그라이 지역에서 어린이와 노인을 포함해 2천명 정도가 학살당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에티오피아에 이미 제재를 가했고 추가로 경제 및 안보 지원을 제한하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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