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진영, 로힝야에 '손짓'…군부는 '극우불교' 구애

입력 2021-06-04 13:00   수정 2021-06-0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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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진영, 로힝야에 '손짓'…군부는 '극우불교' 구애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 난민 송환 문제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사이 민주 진영은 "같이 군부를 몰아내자"며 로힝야 족에 손을 내밀었다.



4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저항하기 위해 구성된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는 "로힝야족이 우리와 손잡고 군사독재에 저항한 '봄의 혁명'에 동참하도록 초청한다"고 전날 성명을 냈다.
이어 "로힝야족을 차별하는 1982년 제정 시민권법을 폐지하고, 미얀마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주겠다"며 "방글라데시에 있는 로힝야족 난민을 자발적으로 안전하게, 존엄성을 지키면서 조속히 데려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로힝야족 70여만 명은 2017년 8월 말 미얀마 라카인주(州)에서 미얀마군에 쫓겨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어 현지 난민촌에 모여 있다.
이들은 방글라데시의 콕스바자르와 인근 난민촌에 모여 살고 있으며 규모도 100만명 정도로 늘어났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그간 여러 차례 송환을 시도했지만, 로힝야족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송환 작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군부에 의해 감금된 아웅산 수치 고문의 경우 앞서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과 박해, 미얀마군에 의한 '인종청소'를 묵인 또는 방치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수치 고문의 측근 등으로 구성된 국민통합정부(NUG)는 군부를 몰아내기 위해 소수민족 반군과 속속 손잡으면서 이젠 로힝야족에게도 함께 행동할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최근 홍콩 봉황TV와 인터뷰에서 로힝야족의 라카인주 귀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민주진영이 소수민족 규합에 나선 가운데 미얀마 군부는 극우 불교단체와 결속을 다졌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달 31일 카렌주의 줴가빈(Zwegabin) 불교사원을 방문해 민족주의 불교단체인 '미얀마 애국자협회'(Ma Ba Tha)를 이끌어온 승려 카위다자를 만났다.
카위다자는 그동안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정부에 반대하고, 친군부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유명하다.
미얀마 애국자협회는 2017년 5월 당시 NLD 정부에 의해 해산됐지만, 곧바로 유사 단체를 결성했고 이를 카위다자가 이끌고 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또 여러 사찰 주지승들을 만나 기부했다고 군정 신문이 보도했다.
흘라잉은 이달 2일에는 몬주의 먀제디(Myazedi) 불교 수도원을 찾아가 수도원장 위말라 부디를 만났다.
위말라 부디는 전직 복서 출신으로 미얀마의 무슬림 소수민족에 대한 혐오 발언을 하고, 불교 여성이 다른 종교 남성과 결혼하는 것을 막는 법안을 주장했다.
관련단체 활동을 해온 승려들은 "모든 시민이 군부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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