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13일간 불탄 끝에 침몰 중인 인도양 컨테이너선

입력 2021-06-04 16:56  

[사진톡톡] 13일간 불탄 끝에 침몰 중인 인도양 컨테이너선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달 20일 스리랑카 인근 인도양을 지나던 컨테이너선 MV X-프레스 펄호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선박은 지난달 초 인도 서부 하지라를 출항했고 콜롬보를 거쳐 싱가포르로 향할 예정이었습니다.
길이 186m인 이 선박에는 1천486개의 컨테이너가 실렸습니다. 질산 25t 등 화학 제품과 화장품도 포함됐습니다.
불길은 처음엔 크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화학 물질이 불길을 키웠고 내부 폭발까지 겹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졌다고 합니다.



지난달 25일 스리랑카 공군이 공개한 MV X-프레스 펄호의 화재 모습입니다. 불은 선박 전체로 옮겨붙었고 엄청난 양의 검은 연기가 솟구쳐 오릅니다.
선원 25명은 이날 헬기 등으로 탈출했습니다.

26일이 되자 검은 연기는 선박을 모두 뒤덮습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던 컨테이너도 이제는 연기와 화염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화재가 난 곳은 해변에서 멀지않은 곳입니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북서쪽으로 18㎞ 떨어진 해역이라고 합니다. 인근 해변에서도 선박이 내뿜는 연기가 잘 보입니다.

불을 끄기 위해 스리랑카군은 물론 인도 해양경비대까지 선박과 항공기를 투입했습니다. 특수 진화 장비를 갖춘 네덜란드 항공기까지 동원됐습니다.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서 불에 타던 컨테이너들이 바다로 쏟아졌습니다. 이 컨테이너 잔해들은 인근 해변으로 밀려들었습니다.

선박 내 컨테이너 28개에는 산업 제품 원료로 쓰이는 플라스틱 알갱이도 실렸습니다. 이 알갱이들도 화재로 인해 바다로 쏟아졌고 뒤이어 해변을 덮쳤습니다.


스리랑카 해군 장병들은 이 알갱이를 치우기 위해 사력을 다합니다.

화재 진압 노력도 계속됩니다. 불이 난 지 열흘이 지난달 30일이 되자 이제 검은 연기가 사라지고 참혹하게 찌그러진 컨테이너 등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13일이나 계속됐던 불길은 지난 1일 마침내 잡힙니다.

하지만 선체에는 진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들어왔고 이 때문에 선미 부분이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2일에는 예인선이 선박을 먼바다로 끌어가려고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워낙 침수가 많이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3일에도 배는 계속 가라앉고 있다고 합니다.


선박에 실렸던 위험 물질 등이 바다에 쏟아지면서 대규모 해양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사고 해역 인근 해변에서는 죽은 물고기를 비롯해 새, 바다거북 등의 사체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다르샤니 라한다푸라 스리랑카 해양보호국장은 "이번 사고는 스리랑카가 겪은 해양 오염 가운데 최악"이라고 말했습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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