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수십차례 흉기에 찔리고 성폭행 흔적…끈기·기술 발전 성과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1970년대 초 미국 시카고 교외 도시에서 발생한 15세 소녀 살해 사건의 용의자가 반세기 만에 체포됐다.
일리노이주 네이퍼빌 경찰과 관할 윌카운티 검찰은 4일(현지시간) 네이퍼빌 주택가에서 1972년 7월 발생한 줄리 앤 핸슨(당시 15세) 살해 사건의 용의자를 49년 만에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현재 미네소타주 마운즈뷰에 사는 76살의 베리 리 웰플리가 1급 살인 혐의 등으로 전날 체포됐으며, 법원은 웰플리에게 보석금 1천만 달러(약 110억 원)를 책정했다.
사법당국은 유전자와 계보 분석을 통해 반세기 동안 미궁에 빠져있던 이 사건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웰플리는 27세이던 당시 자전거를 타고 가던 핸슨을 납치해 성폭행한 뒤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핸슨은 남동생이 참가한 야구 경기를 보러 가던 중 실종됐으며, 하루 만에 인근 옥수수밭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핸슨의 몸에 36차례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고 성폭행당한 흔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로버트 마셜 네이퍼빌 경찰서장은 "이 끔찍한 사건은 오랜 기간 지역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당시 웰플리는 핸슨의 집으로부터 약 1.6km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지만, 용의선상에 오른 일이 없다.
사법당국은 "포기하지 않고 단서를 추적했다"며 결국 테크놀로지 발전에 힘입어 사건을 매듭짓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핸슨의 동생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참으로 힘든 시간이었다"면서 "사건 해결을 위해 오랜 기간 애써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핸슨의 부모는 이미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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