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도 중국에 꿇었나…'톈안먼 탱크맨' 자체검열 논란

입력 2021-06-05 15:08   수정 2021-06-05 17:15

MS도 중국에 꿇었나…'톈안먼 탱크맨' 자체검열 논란
미·유럽에서 빙 검색 때 아무 결과 안나와
MS "우발적 사람 실수…문제해결 노력"
중국시장에 군침 쏟는 IT공룡 딜레마 주목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32주년을 맞은 4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엔진 '빙'(Bing)에서 '탱크맨'(Tank Man) 검색 결과가 제한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일간 가디언이 5일 보도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면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한 사건을 이른다.
당시 시위 때 흰 셔츠에 검은 바지 차림의 시민이 전진하는 탱크 앞을 홀로 가로막진 모습이 외신 사진에 찍혔고, 이에 세계 언론은 지금도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사진 속 시민에게 '탱크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탱크맨은 국가폭력에 대한 저항을 이야기하는 상징적인 단어로 쓰인다.
로이터 통신, 바이스 뉴스 등은 4일 중국은 물론 미국과 독일, 싱가포르, 프랑스, 스위스 등에서 빙을 이용해 '탱크맨'을 검색하면 아무런 사진이나 영상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빙이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 밖에 있는 사용자로 검열을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MS 검색 결과를 허용하는 '덕덕고'(DuckDuckGo)와 같은 작은 검색엔진 역시 '탱크맨'을 검색했을 때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구글의 경우 4일은 물론 5일에도 '탱크맨'을 검색하면 널리 알려진 사진과 관련한 많은 검색 결과가 제시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MS는 이번 사태에 대해 "우발적인 사람의 실수 때문"이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톈안먼 기념일을 맞아 발생한 이번 사태가 미국의 IT공룡들이 처한 딜레마를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의문의 시선도 적지 않다.
미국 기술기업들은 중국의 거대한 시장과 중국 정부의 검열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2010년 구글이 검열과 해킹 등을 이유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MS 빙은 중국에서 접근 가능한 몇 안 되는 외국 검색엔진 중 하나로 역할 해왔다.
대신 MS는 달라이 라마, 톈안먼 광장, 파룬궁(法輪功) 등 중국 정부가 민감해하는 용어는 검색 결과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다.
MS는 미국 내에서도 중국어로 이 같은 단어를 검색할 경우 역시 검열된 결과를 보여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가디언이 지난 2014년 보도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2016년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중국 내 운영 대가로 제3자가 중국 사용자들을 검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비밀 도구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2018년에는 구글이 중국 시장에 다시 진출하기 위해서 검열된 검색 엔진을 구축하는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직원들이 폭로하기도 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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