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집권 기간 15년의 우파 지도자 베냐민 네타냐후를 권좌에서 끌어내린 새 연립정부는 건국 이후 73년의 이스라엘 역사에 많은 이정표를 만들었다.
중도 성향의 원내 제2정당 예시 아티드를 중심으로 좌파와 우파가 합세했고, 건국 이후 처음으로 아랍계 정당까지 합류해 '무지개 연정'을 완성했다.
우파 성향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49)는 새 연정이 쏟아낸 다수의 '첫 번째' 기록의 주역이다.
그는 연정의 중심인 야이르 라피드 예시 아티드 대표와 '순번제 총리' 합의를 통해 2023년 8월까지 차기 정부 임기 전반의 총리직을 맡기로 했다.
베네트는 과거 이스라엘의 우파 총리들과 달리 유대교의 교리와 관습을 따르는 독실한 유대교 신자다. 따라서 그는 처음으로 키파(남성 유대교도가 신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머리에 쓰는 챙이 없는 모자)를 쓴 총리가 된다.
또 올해 49세인 베네트는 1996년 46세의 나이로 첫 총리직에 올랐던 네타냐후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총리'라는 기록도 갖게 된다.
베네트에게 임기 전반 총리직을 양보한 라피드 대표는 정식으로 연정 구성 권한을 얻고도 총리직을 양보한 첫 사례가 된다. 그는 우선 외무장관으로 내각에 참여하고 2023년 총리직을 이어받는다.
네타냐후 중심의 우파 정부를 무너뜨린 새 연정에는 역대 최다인 9명의 여성 장관이 나오게 됐다.
연정에 참여하는 8개 정당의 합의로 교통부 장관은 TV 앵커 출신의 메라브 미카엘리(54) 노동당 대표, 내무부 장관은 아옐레트 샤케드(45) 야미나 부대표, 교육부 장관에는 뉴 호프의 이파트 샤샤-비톤(48) 의원이 맡는다.
또 경제부 장관과 에너지 장관, 사회평등 장관은 예시 아티드 소속의 오르나 바르비바이(58), 예시 아티드 소속의 카린 알하라르(43), 메이라브 코헨(37)이 각각 담당한다.
이민통합 장관은 청백당의 프니나 타마노-샤타(40), 혁신과학장관에는 같은 당의 오리트 파르카시-하코헨(50), 환경보호장관에는 메레츠 소속 타마르 잔드베르그(45)의원이 각각 맡는다.
이스라엘 역대 연정에 아랍계 정당이 참여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아랍계 정당 라암(4석)은 원내 2대정당인 예시 아티드와 군소 정당들의 부족한 의석을 채우며 연정 출범에 크게 기여했다.
연정에 참여한 8개 정당 가운데 예시 아티드(야이르 라피드), 노동당(미카엘리), 뉴 호프(기데온 사르), 메레츠(닛잔 호로위츠) 등 4개 정당 대표는 언론인 출신이다.
또 8개 정당 대표들 가운데 5명은 네타냐후가 주도하는 연정에서 장관을 지냈고, 차기 총리인 야미나의 베네트를 포함해 3명의 정당 대표는 네타냐후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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