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녹색에너지 전환 속 푸틴 측근 "석유 공급 위기" 주장

입력 2021-06-07 14:03  

각국 녹색에너지 전환 속 푸틴 측근 "석유 공급 위기" 주장
러 국영 석유사 회장 "코로나19 이후 수요 회복…산업 투자 부족"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의 국영석유회사인 '로스네프티'의 이고르 세친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석유 산업 투자 부족으로 관련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7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친 회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행사의 하나로 지난 5일 '세계 에너지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에너지 섹션에서 이런 견해를 나타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세친 회장은 2040년까지 현재의 생산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석유·가스 산업에 약 17조 달러가 투자돼야 할 것으로 추정하며 투자 부족을 꼬집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석유 수요가 회복되리라 예측하면서 석유 및 가스 매장량의 증가가 최근 몇 년간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상황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세친 회장은 이러한 추세가 세계 주요 기업에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이 돼 자원 기반의 고갈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세계가 심각한 석유와 가스 부족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발언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달 보고서를 발간한 이후 나왔다.
IEA는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온실가스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에 도달하려면 화석 연료 신규 투자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날 회의에서 세친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관련, 현재의 기술 발전 수준을 언급하면서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서구 선진국들이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로의 전환을 강력하게 추진 중인 상황에서 그의 발언은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다.
새로운 에너지로의 전환이 화석연료 자원 수출에 의존하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로이터 통신은 석유와 가스 판매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러시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태양·수소와 같은 재생에너지 개발에 있어서 많은 나라에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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