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비트코인 중 63.7비트코인 회수…현 시세로 25억원 어치 되찾아
"송유관회사가 몸값 요구 응하면서 당국 신고…FBI 추적에 협조"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지난달 사이버 공격을 당한 미국 최대 송유관 회사가 해커에 뜯긴 거액의 비트코인 중 상당 부분을 미국 당국이 회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7일(현지시간) 송유관 회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하 콜로니얼)이 해킹세력 다크사이드 쪽에 내준 '몸값' 중 63.7비트코인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화로 230만 달러(한화 25억원)에 달한다.
콜로니얼이 뜯긴 건 75비트코인이었으며 당시엔 비트코인 가치가 더 높아 440만 달러(49억원) 어치에 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리사 모나코 법무부 부장관은 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다크사이드에 보복했다"며 "우리는 랜섬웨어 공격과 다른 사이버공격으로 치르는 대가가 커지도록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법무부에 신설된 태스크포스(TF)가 그런 식으로 지급된 돈을 되찾아온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이버 공격 사건이 계속되는 와중에 주목할 만한 이정표라고 평했다.
회수 작전은 연방수사국(FBI)이 콜로니얼의 협조를 받아 주도했다고 CNN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콜로니얼이 해킹 세력의 몸값 지급 요구에 응하면서도 그 전에 FBI에 연락, 지급된 금액의 추적을 돕기 위한 지침을 받고 이행했다는 것이다.
WP는 전문가를 인용, 몸값의 85%는 다크사이드에서 랜섬웨어를 제공받아 해킹을 감행한 연계조직이 갖고 가는데 이번에 회수된 63.7비트코인은 그 85%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나머지 15%는 다크사이드의 몫이라는 것이다.
콜로니얼 최고경영자 조지프 블런트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대응에 감사드린다"며 "사이버 범죄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향후 공격을 억지·방어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콜로니얼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을 때 애틀랜타와 샌프란시스코의 FBI지부 및 워싱턴DC 검찰 등과 접촉했다고 덧붙였다.
폴 아베잇 FBI 부국장은 이날 회견에서 다크사이드가 미국에서 90여개의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크사이드가 이용한 랜섬웨어를 비롯해 100여개의 랜섬웨어를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7일 동부해안 일대 석유 공급의 45%를 책임지는 콜로니얼이 사이버 공격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미국 당국은 러시아에 기반을 둔 해킹세력 다크사이드의 소행으로 추정해왔다.
지난달 말에는 러시아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이 세계 최대정육업체 JBS SA의 미국 자회사를 해킹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16일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해킹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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