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아세안 외교장관 회담서 백신지원·남중국해 해결 촉구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며 관계 격상을 제안했다.
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충칭(重慶)에서 열린 중국과 아세안 대화 관계 구축 30주년을 기념한 특별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측 관계를 '삼십이립'(三十而立)에 빗대며 이같이 밝혔다.
삽십이립은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용어로 서른 살이 되어 흔들리지 않는 뜻을 세운다는 의미다.
왕 부장은 "지난 30년 동안 중국과 아세안의 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며 "양측은 신의를 중시하고 상호윈윈하는 협력을 통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요한 기둥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내수 발전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자국의 경제정책인 쌍순환(국내 대순환과 국제 순환의 이중순환) 전략을 소개하며 이 정책이 아세안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세안 국가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약속한 뒤 중국과 아세안의 관계를 전면적 전략 동맹관계로 끌어올리자고 제안했다.
왕이 부장은 "고위층 교류 확대와 지도자 간 전략적 소통 증진 등을 통해 양측의 관계를 강화하자"며 "중국과 아세안의 관계를 전면적인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협력에 대한 의지와 결심을 보여주고 양측 협력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자"고 말했다.
중국과 아세안 일부 국가의 갈등 원인이 되는 남중국해 문제 해결을 위해 '남중국해 행위 준칙' 마련도 촉구했다.
그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은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근본이익에 부합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강화하고 갈등을 적절히 관리해 남중국해의 안정을 유지하며 갈등을 격화시킬 수 있는 일방적인 행동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른 시일 내에 실질적이고 효과적이며 유엔해양법 협약을 포함한 국제법에 맞는 행위 준칙을 마련해 공동으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수호한다는 자신감과 지혜를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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