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한·일·독 사회단체 '태평양 방사능 오염 불가 행동연대' 결성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태평양의 방사능 오염을 막아야 한다"
"일본 정부에 지구생태계 기반을 파괴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대안적 해결책 찾기를 촉구한다"
8일(현지시간) 오후 독일의 수도 베를린의 동서독 통일의 상징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는 이 같은 구호가 울려 퍼졌다.
코리아협의회와 '사요나라 핵 베를린', '핵전쟁 방지 국제 의사회'(IPPNW) 독일지부 등 한국과 일본, 독일의 1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태평양 방사능 오염 불가 행동연대'는 이날 세계 해양의 날을 맞아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일본 정부는 앞서 지난 4월 13일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125만t이 넘는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했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이날 개회사에서 "후쿠시마 원전탱크에 보관중인 오염수를 100만t 넘게 태평양에 방출한다는 일본 정부의 계획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는 비판적 목소리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계산할 수 없는 위험을 수반하는데다 다른 해안지역에서 방사능 오염 쓰레기를 조심스럽지 않게 다루게 될 우려가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지구생태계 파괴와 태평양의 방사능 오염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핵전쟁 방지 국제 의사회 독일지부를 대표하는 의사 카트야 괴벨스씨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삼중수소와 다른 방사성 동위원소를 기준치 이하로 희석해 배출하기 때문에 건강상 위험이 적다고 설명하지만, 이는 공포스러운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는 "2018년 도쿄전력이 자인했듯이 오염수는 희석을 거쳐도 오염수에는 62종의 방사성동위원소가 함유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 중에는 스트론튬과 세슘, 요오드, 코발트가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 물질은 물고기와 해산물, 해초에 쌓여 먹이사슬을 통해 식당이나 슈퍼마켓에서 발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립 연구자들은 오염수의 방류를 무책임한 생태적, 보건상 위험으로 보고 있다"면서 "스트론튬은 유전자에 해를 끼쳐 변이와 암을 불러올 수 있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는 것은 불가피하지 않다. 지진 위험이 없는 육지에 방사성 물질의 위험이 사라질 때까지 100년간 보관하는 방안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방사성 오염수의 태평양 배출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요나라 핵 베를린의 유 카지카와 활동가는 이날 연설에서 "일본 정부는 태평양을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여기기 때문에 가장 비용이 싼 형태로 오염수를 처리하려 하고 있다"면서 "방사성 오염수의 위험을 눈앞에서 사라지게 하는게 목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세계 대륙의 사람들은 해양을 통해 서로 연결돼 있고, 우리가 후세대에 물려줄 지구는 하나뿐"이라며 "해양은 핵산업의 쓰레기장으로나 실험장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베를린 가야무용단의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 이날 집회에서는 춤과 노래 공연이 이어졌다. 집회는 사물놀이패 돋을소리의 삼도 농악 가락 공연과 함께 막을 내렸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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