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컨테이너선 화재'로 생태계 파괴?…바다거북 등 죽어

입력 2021-06-09 12:35   수정 2021-06-09 17:20

'인도양 컨테이너선 화재'로 생태계 파괴?…바다거북 등 죽어
스리랑카 해변서 동물 사체 잇따라 발견…돌고래·새·게 사체도 밀려와
환경운동가 "바다로 쏟아진 플라스틱 알갱이가 사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스리랑카 앞바다에서 발생한 컨테이너선 'MV X-프레스 펄'호 화재로 인해 해양 생태계 파괴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근 스리랑카 해변에서 해양 동물의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다.
9일 뉴스퍼스트 등 스리랑카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 열흘간 네곰보 등 스리랑카 해변 여러 곳에서 바다거북 19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
스리랑카 인근 바다에는 바다거북 5종이 살고 있으며, 특히 푸른바다거북과 올리브각시바다거북은 스리랑카 해변에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거북 외에도 최근 스리랑카 해변에서는 돌고래 3마리를 비롯해 새, 게 등의 사체도 발견됐다.
환경운동가들은 화재 선박에서 바다로 쏟아진 플라스틱 알갱이 무더기와 화학물질 등이 해양 동물의 죽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당국은 바다거북 사체 일부를 수거해 사인을 추적하는 등 사고 선박 관련 해양 오염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MV X-프레스 펄'호의 화재는 지난달 20일 발생했다. 당시 해당 선박이 콜롬보항 인근에서 입항을 기다리던 과정에서 불이 났고 13일간 이어지다 지난 1일 진압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플라스틱 알갱이와 화학물질 등이 실린 컨테이너가 바다로 쏟아졌다.
이 선박에는 질산 25t 등 1천486개의 컨테이너가 실렸으며 이 가운데 28개에는 플라스틱 알갱이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플라스틱 알갱이는 쇼핑백 등 산업용품의 원료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플라스틱 알갱이로 오염된 해변 모래 600t은 군인 등에 의해 치워지고 있지만 바다로 흘러 들어간 것들의 일부는 해양 동물이 삼켰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많은 양의 물이 쏟아져 들어온 탓에 MV X-프레스 펄호는 현재 선미부터 서서히 침몰 중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스리랑카 정부는 선주인 X-프레스 피더스를 비롯해 선원, 보험사 등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선박이 완전히 침몰할 경우 실려있던 벙커유 등 약 350t의 연료유가 유출돼 인근 해양에 더욱 큰 환경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스리랑카 당국과 선주 측은 연료유 유출 징후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13일간 화재가 이어지면서 연료유와 화학물질 대부분이 타버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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