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 휴직 주기·방법 놓고 노사 협의 중…"생산·판매 차질 없을 것"
산은, 내주 초 간담회 열어 입장 밝힐 듯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김남권 기자 = 기업 회생 절차를 밟는 쌍용차[003620]가 노조의 자구안 수용 결정 이후 무급 휴직 시행 방법 등을 놓고 협의에 들어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노사는 '직원 절반 2년 무급휴직'을 골자로 하는 자구안 실행을 위해 세부 사항을 협의 중이다. 무급 휴직은 다음 달부터 바로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구안에 따라 생산직(기술직)의 경우 50%가 무급휴직을 하게 되는 만큼 현재 주·야간조를 기준으로 휴직 기간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휴직 기간을 한 달로 할 경우 주간조가 다음 달에 근무하면 야간조가 휴직하고, 8월에는 반대로 야간조가 근무하고 주간조는 휴직하는 식이 된다.
사무관리직의 경우 30%가 휴직 대상인 만큼 3분의 1로 나눠 교대로 한 달을 쉬고 2개월을 근무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휴직 주기와 방법 등을 놓고 노사가 세부 내용을 협의 중이지만, 직원 절반이 무급휴직에 들어가도 생산에는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쌍용차는 월 8천대 안팎의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2교대로 근무하고 있기는 하지만 올해 들어 협력업체의 부품 납품 거절과 수요 조절 등으로 조업과 휴식을 반복하는 '계획 정지'를 계속해 왔다. 계획 정지에 따른 근무 내 휴식 시간에 대해서는 임금의 70%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생산직 직원 절반이 무급휴직에 들어가면 2교대를 1교대로 전환하고 계획 정지 없이 공장을 가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일단 1년간 이 같은 방식으로 운영한 뒤 이후 시장 수요가 회복되는 상황 등을 봐서 무급 휴직 중단 여부를 재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차는 이와 함께 현재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티볼리와 코란도 등의 생산 라인 인원을 렉스턴 스포츠 라인으로 전환 배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용할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전환 배치를 통해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 생산이나 판매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이르면 다음 달 브랜드 첫 전기차인 E-모션(E100)을 출시하기 위해 현재 양산 일정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 출시할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J100(프로젝트명) 생산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쌍용차는 이달 말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인수·합병(M&A)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고정비 등의 부담에 투자 결정을 미뤄 온 HAAH오토모티브 외에 나머지 인수 후보 기업들은 자금 동원력 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점에서 실제 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장기적으로 친환경 차량 위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려면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감원 등의 인력 구조조정이 빠진 이번 자구 계획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자구안이 가까스로 통과된 만큼 향후 노사 갈등 요인도 여전히 존재한다.
쌍용차 노조가 7∼8일 진행한 자구안 찬반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3천273명 중 3천224명이 참여해 이 중 1천681명(찬성률 52.14%)만 찬성했다.
산은은 다음주 초에 간담회를 열고 쌍용차 자구안 통과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이 올해 초 쌍용차 노조에 내걸었던 흑자 전 쟁의 행위 금지와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 등의 지원 전제 조건을 노조가 모두 받아들인 만큼 지원 명분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자가 자구안을 보고 만족해야 하는 게 우선"이라며 "투자자가 투자하겠다고 하면 산은도 지원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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