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률 저조하고 방역 느슨해지는 가운데 확진자 증가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지난 3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만명 대로 증가했다.
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코로나19 유입·확산 대책 본부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전체 신규 확진자는 1만407명, 수도 모스크바의 신규 확진자는 4천124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누적 확진자는 515만6천250명으로 세계 6위 규모에 머물렀다.
지난해 12월 말 3만명에 육박했던 러시아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3월 14일 1만83명을 기록한 뒤 1만명 대 아래로 내려와 한때 7천 명대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이날 모스크바의 신규 확진자는 4천674명을 기록한 지난 1월 16일 이후 최대치로 늘었다.
모스크바 시정부는 이날 "관내 감염병 상황이 악화하고 감염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공공장소에서의 장갑·마스크 착용과 기업들의 방역 규정 준수 등에 단속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확진자 증가세는 현지 정부의 방역 제한조치가 상당히 완화되면서 경제·사회 활동이 활성화하고, 주민들의 경계심이 약화하는 데다, 백신 접종은 기대만큼 속도감 있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산하 감염병 연구소 부소장 나탈리야 프쉐니치나야는 "현재 많은 사람들이 방역 규칙을 무시하고 있고, 코로나19를 앓았던 사람들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은 백신 접종에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기고 집단면역 형성 시기를 늦추고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의 지난 7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인 1천767만명이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1회 접종받아 인구(1억4천600만 명) 대비 접종률이 12%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부터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이용한 접종을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추가로 개발한 다른 2종류의 백신까지 투입해 접종을 서두르고 있으나 주민들의 접종 열기는 크게 높아지지 않고 있다.
현지 당국은 주민들이 대규모로 휴가지로 몰리는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는 3차 확산이 시작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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