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HIV 감염자들 돌봐 와…"활동 중단한 적 없어, 재고해달라"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국제 구호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SF)에 활동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AFP 통신 및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남부 타닌따리 지역의 다웨이에서 활동 중인 MSF는 최근 당국으로부터 활동을 중단하라는 서한을 받았다.
군부가 무슨 이유로 이런 지시를 내렸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매체는 전했다.
MSF는 이에 대해 활동을 중단하면 미타 예익 진료소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 2천162명의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반발했다.
MSF는 성명에서 "활동 중단 명령은 공공 보건 서비스가 심각하게 붕괴한 상황에서 많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현재 치료하는 질병의 전염이 확산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2월1일 쿠데타 이후 의료진이 앞장서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불복종 운동(CDM)을 벌여오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국립 병원들이 문을 닫은 상태다.
MSF는 다웨이 지역에서 약 20년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관련 치료를 해오고 있다. HIV는 인간의 면역체계를 파괴하는 레트로바이러스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킬 수 있다.
MSF는 또 쿠데타 이후로 보건 당국이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결핵(TB) 환자들도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F는 그동안 미얀마 내 정치적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활동이 중단된 적은 없었다며, "당국에 이번 결정을 철회해주길 요청했다"고 전했다.
다웨이는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고향으로, 쿠데타가 일어난 뒤로 양곤이나 만달레이 같은 대도시가 아님에도 거의 매일같이 반군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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