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관료 부인들과 통화 유출 "제복 경호원 대동 마라…차에 폭탄 설치한다"
"자녀들 밤에 식당서 식사 위험…반군부 인사 페북 계정 신고하라" 촉구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발생 4개월이 넘은 미얀마에서 군부 및 관련 인사들에 대한 보복 공격이 잇따르자 한 군정 장관의 부인이 이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미얀마 경찰을 휘하에 둔 내무장관 소 툿 중장의 부인인 닐라 세인은 최근 다른 내무부 고위 관리 부인들과의 메신저 단체 통화에서 "그들이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이는 당시 대화 내용이 담긴 음성파일이 한 페이스북 사용자에 의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해당 대화에서 닐라 세인은 저항조직 소속 시민 30여 명이 수도 네피도에 배치돼 내무부 및 군부 고위 인사들에게 폭발물 테러를 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집 안으로 들어오는 물건들을 철저히 검사하고, 밤에 잠잘 때도 경계심을 놓지 마라"고 조언했다.
또 "외출할 때는 경찰 제복 차림의 경호원들을 대동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탄 차에 제복 입은 이들이 같이 탄 걸 본다면, 그들은 여러분이 고위 인사임을 눈치채고 차에 폭탄을 설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닐라 세인은 또 자녀들이 밤에 외부에서 식사하지 말 것도 당부했다. 반군부 세력 정보원들에 포착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와 함께 민주진영 국민통합정부(NUG)의 조 웨 소 보건·교육·노동부 장관과 한 명의 페이스북 인플루언서를 거론하며 두 사람의 계정을 페이스북에 '폭력을 부추기는 계정'으로 신고해 금지되도록 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그는 조 웨 소 장관에 대해 "그의 싸늘한 목소리는 너무나 무섭다"며 "이 두 명 때문에 우리 경찰관들이 죽었다. 둘이 공모해 파괴적 행위들을 일삼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 밤부터 매시간 그들의 계정을 페이스북에 신고해라. 방법을 모르면 당신의 자녀들한테 물어보라"고 촉구했다.
신고 대상으로 거론된 페이스북 인플루언서 펜실로는 "나나 조 웨 소 장관의 계정을 막는다고 해도 군사정권에 대항하는 혁명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혁명은 군사정권 너희가 죽어서 묻혀야지만 멈출 거다. 알겠냐"라고 비꼬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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