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리비아에서 터키 용병 철수 노력 합의"…에르도안 "협력할 수 있다"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서로를 향해 적개심을 드러내 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얼굴을 마주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고 AFP, AP,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두 사람이 대면한 것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지난해 10월 "정신 치료가 필요하다"라거나, 같은해 12월 "골칫덩이"라고 독설을 내뱉은 이후 처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나토 정상회의가 끝나고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회담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나 모욕적 언사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리비아에 파병한 용병을 가능한 한 빨리 철수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고, 에르도안 대통령도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있어서 프랑스와 협력할 수 있다고 답했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나서 동서로 갈라져 10년 가까이 내전을 치르고 있다. 서부는 유엔이 합법 정부로 인정한 리비아 통합정부가, 동부는 이에 반대하는 리비아 국민군이 통치하고 있다.
앞서 엘리제궁 관계자는 마크롱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NATO 회원국으로서 동맹의 가치와 원칙, 규칙을 분명히 따라야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엘리제궁이 밝혔다.
아울러 프랑스의 정교분리 원칙인'라이시테'가 이슬람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를 존중한다고 강조했으며, 다른 나라가 이 가치를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방지법안을 두고 이슬람교도를 차별하는 법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해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트위터에 "명료함과 존중을 요구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에르도안 대통령과 단둘이 오랫동안 의견을 나눴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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