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방어망 지구에서 우주로 첫 공식 확대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 중국과 벌일 수 있는 '우주전'에서도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합의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인공위성과 기타 우주 자산에 대한 공격도 집단적 군사 대응을 명시한 북대서양조약 5조의 발동 요건이 될 수 있다"라며 나토 회원국이 우주전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나토의 공동 방위망이 우주까지 공식적으로 확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토 정상들은 14일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주의 자산에 대한 공격도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재래식 공격만큼이나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뜻을 모았다.
이들은 "우주에서, 우주를 향해, 우주 안에서의 공격을 동맹 안보를 실재하는 위협으로 간주한다"라며 "이런 공격의 영향은 동맹의 번영, 안전,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라고 발표했다.
인공위성이 군사적으로 공격받으면 통신, 첩보, 항법 기술이 마비되고 군대에 필수적인 위성통신뿐 아니라 휴대전화와 금융, 상거래 등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안보의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나토는 지난해 육해공, 사이버와 함께 우주를 다섯 번째 작전 영역으로 규정한 바 있다.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2천여개 인공위성 가운데 절반가량이 나토 회원국 소유다.
이에 나토는 지난해 10월 위성 기반시설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독일에 새로운 우주 제어 센터를 세우는 계획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더 타임스는 러시아와 미국이 냉전 시대부터 상대방의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우주 요격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저궤도 군사 첩보 위성을 파괴하는 PL-19 누돌 시스템을, 중국은 둥농-3, SC-19 등 인공위성을 요격하기 위한 미사일을 시험 중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14일 "중국은 로봇,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과 같은 현대적 군사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전쟁의 성격을 바꾸고 있다"라며 "이런 군사적 증강과 강경한 행동은 서방 동맹에 안보 위협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토는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해 국방력 향상에 자금을 더 써야 한다"라며 "러시아와 관계는 냉전 이후 최저점에 도달한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나토는 중국과 새로운 냉전을 원치 않지만 중국은 '도전'이 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영국의 포턴다운 국방과학기술 연구소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한다면서 앞으로 석달 간 우주, AI 분야의 전문가 약 300명을 앞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이는 이 연구소가 설립된 20년 이래 최다 규모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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